[2019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액자 속의 나 / 박지영 액자 속의 나 / 박지영 언제부턴가엄마가 날 보고 잘 웃지 않아요 나를 보며 웃는엄마 얼굴이 보고 싶을 땐 반짝이는 금박 테두리안으로 들어가요 태권도 발차기를 하는미술대회에서 그림을 그리는피아노 콩쿠르에서 연주를 하는영어 상장을 든 귀여운 아이 옆에슬며시 다가서요 "-" 회사 동료들로부터 4차원이란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어른들은 관심도 없는 일에 호기심을 갖고, 엉뚱한 상상을 하고, 별일도 아닌 일에 깔깔거렸으니까요. 하지만 어른 행세하느라 마음껏 까불지 못했습니다. 퇴직 후 우연한 기회에 동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동시를 쓰면 마음껏 까불수 있겠구나!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동시 공부를 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동시는 분명 동童+시詩인데 저는 동童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시詩를 고민하게 .. 좋은 글/동시 6년 전
[2017 머니투데이 신춘문예 수필 대상 당선작] 시애틀의 백 년 된 치킨집 이야기 / 박지영 시애틀의 백 년 된 치킨집 이야기 / 박지영 가게 앞에는 주인공인 휴대폰보다 조연들이 북적인다. 출연하는 조연도 자주 바뀐다. 라면, 각티슈, 세제 등 저가의 생필품에서 노란 장바구니가 달린 고가의 자전거까지 다양하다. 우리 동네에는 ‘백년통신’이란 이름의 휴대폰 대리점이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IT 업종에 ‘백년’이란 상호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묘한 신뢰감을 준다. 몇 달이 못 되어 사라지는 가게들과 달리 백 년 동안 든든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도 하게 만든다. 당연한 얘기지만 백년통신은 백 년 전부터 우리 동네에서 휴대폰을 판 건 아니다. 개업 1주년 기념 사은행사도 못 하고 문을 닫은 ‘시애틀’이란 미용실 뒤를 이은 가게다. 재작년 ‘시.. 좋은 글/수필 8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