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독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병 속의 흙 / 권영갑
병 속의 흙 / 권영갑 벚꽃잎 몇 개가 아내의 야윈 어깨 위에 떨어졌다. 마지막 숨결을 토해내듯 파르르 떨렸다. 아내의 약한 숨결이 화답했다. 솜사탕보다 부드러운 봄볕이 달콤한 내음을 풍기며 감돌았다. 아내의 몸에서 희미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아름다워요.” 아내가 꽃잎이 흩날리는 것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하얀 이가 벚꽃잎 같았다. 입술이 붉었다. 어디선가 남녘 바닷가에는 동백꽃잎도 뚝뚝 떨어지고 있으리라. 아내의 입에서 하얀 이가 하나 둘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화들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벚꽃잎이었다. “화장을 했네.” 아내의 입술에 내려앉은 꽃잎을 떼어 내면서 말했다. “루즈만 살짝 발랐는걸요, 뭐.” “예쁘다.” “새삼스럽게.....” 아내가 얼굴을 붉히면서 벚꽃잎이 흩날리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