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한 알의 여자 - 손솔지
한 알의 여자 / 손솔지 여자의 어릴 적 꿈은 알사탕이 되는 것이었다. 어깨가 더 좁아지고 몸이 점점 더 조그마하고 달콤해져서 동글동글한 알사탕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다. 이왕이면 새하얗고 시원한 향이 나는 박하사탕이 되고 싶었다. 여자의 아버지가 삼겹살집에서 나올 때 카운터에 구비된 이쑤시개와 함께 한 움큼 쥐어오던 그 박하사탕처럼 작고 새하얗게. 아 달다, 아버지는 트림을 하며 만족한 듯 중얼거리곤 했다. 아 예쁘다, 참 작아. 여자가 레이스 달린 새하얀 원피스를 입을 때면 아버지는 꼭 칭찬했다. 아버지는 여자를 허벅지 위에 앉히고 하얀 레이스 자락 밑으로 드러난 그녀의 말랑말랑한 무릎을 조몰락거렸다. 그럴 때 여자의 바람은 간절해지곤 했다. 더 조그맣고 하얗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버지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