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 균열하는 주체,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 임동휘
균열하는 주체,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 임동휘 1. 현상-그림자들 근래 노동시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묵직한 울림을 안겨주고 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이전까지의 노동시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집단적 저항과 고발을 골자로 했다면, 지금은 개인의 무의식에까지 침투한 자본주의의 역습으로 주체는 “어떤 빼어난 은유와 상징으로도”(송경동,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꿀잠』) 형상화할 수 없는 절대적 몰락이라는 참담한 현실을 미학적 감수성으로 재봉인하고 있다는 점이다.[1] 이때 ‘개인’은 더욱 견고해진 사물화로 경사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산업자본이 주도해 온 오랜 소비주의의 경향과 신자유주의적 자본지배에 의한 산업 경제구조 속으로 재편된 ‘균열하는 주체’[2]로 이해되는 개인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