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라매일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외눈 / 권상연
당선작> 외눈 / 권상연 나는 술래다.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어둠을 더듬으며 아이들이 쳐대는 손뼉 소리를 따라간다. 짝짝, 어둠 속에서 내가 의지할 데라곤 소리뿐이다. 악동이었던 순애는 나를 물구덩이가 있는 곳으로 유인한다. 나는 쓰러졌다. 발목이 접질렸다. “황반변성 백내장입니다. 수술해야 합니다.” 마른하늘의 날벼락같은 의사의 말에 캄캄한 어둠은 또한번 닥쳐왔다. 혹시 이건 유전이 아닌가, 어머니한테 의심이 갔다. 어머니 눈은 외눈이다. 출생한 순간부터 눈에 이상이 있었다. 마땅한 치료 약이 없던 시절이라 민간요법에 의존했다. 갓난쟁이의 젖이 즉효 약이라 하여 할머니 생젖을 짜 넣기도 했다. 좀 더 자라서는 심 봉사 젖동냥하듯 이웃의 젖먹이를 통해 젖을 얻어 치료했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