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악몽바자회 / 최주인
악몽바자회 / 최주인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쳤다. 굳게 닫혀있던 동굴 문이 열렸다. 맛있는 냄새가 빠져나왔다. 냄새에 끌려 동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양손에는 닭 다리와 치즈스틱이 들려있었다. 영혼의 단짝을 만난 내 입은 반가움의 대화를 시작했다. ‘냠냠 쩝쩝’ 조금씩 배가 부풀어 올랐다. “그만! 이제, 그만!” 생각과는 달리 손과 입이 멈추지 않았다. 고장 난 손은 끊임없이 음식을 입으로 배달했다. “안 돼. 안 돼” 배는 점점 더 부풀어 올랐고 결국 ‘펑’하고 터져버렸다. ‘헉, 오늘도 같은 꿈이다.’ 땀으로 샤워를 한 듯 온몸이 젖어있었다. 매일 꾸는 꿈이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래도 학교는 가야 했다. 아무것도 먹기 싫었다. 하지만 먹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