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피아노 - 김태우
피아노 / 김태우 -집을 나설 때면 엄마는 반드시 당부했어요.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죠. 밖으로 나가면 안 돼. 모르는 사람은 들이지 말고. 밥은 꼭 챙겨먹어. 이 세 가지였어요. 겨울 해는 일찍 졌다. 리버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꼬마가 엄마의 당부를 어긴 건 순전히 크리스마스 카드 때문이었다. 손수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조금이라도 빨리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리버는 기절할 만큼 기뻐하는 엄마를 상상했다. "메이시스 백화점 가죠?" 리버가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운전기사가 리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너, 혼자니?" "네." "몇 살이니?" "일곱 살이요." "길을 잃었니?" "아뇨. 백화점에 가는 길이에요." "똘똘하구나. 뒤에 앉아라. 내릴 때가 되면 알려주마." 백화점은 피난선처럼 붐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