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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 캄보디아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저를 비롯한 20명의 팀원이 함께 간 곳은 캄보디아 스와일리엥의 TRK라는 곳입니다.

다른 해외봉사와는 달리, 직접 프로그램을 짜는 G마켓 해외봉사에서 저는 교육팀에 속해있었습니다. 저는 포토 프린트기를 통해, 사진이 낯설 것 같은 아이들에게 사진을 선물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으며, 사진과 한글로 된 이름이 적힌 명찰들을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포토 프린트기가 작동할 때면, 많은 아이들이 기계 주변에 모여 사진이 나온 모습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인쇄 버튼을 누르고 싶다며, 제 품에 안긴 소피엘이란 친구는 깨알 같은 웃음을 보이며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국기 그리기, 비누 만들기, 위생 교육, 한글 교육, 물총놀이 등, 아이들과 함께 한 사진들을 몇 장 인쇄를 했습니다. 그리고 허전한 벽을 사진으로 하나, 둘씩 채웠습니다. 지나가던 아이들도 사진이 걸린 벽에 멈춰, 자신의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예전, 저희 누나방 벽에는 가수들의 브로마이드가 가득했습니다. 허전한 벽을 채우는 브로마이드를 보며, 누나는 나름의 만족을 느끼고 있었을 겁니다.

문득 누나의 마음도 캄보디아 아이들의 마음도 같았을 생각이 듭니다. 허전한 벽을 바라보면, 외롭고 쓸쓸한 법입니다. 벽을 채우는 사진들에게 위로를 받는 건, 비단 어린 시절의 모습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