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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 대상


돌문어라는 춤 / 김은순



저녁이 오는 방향으로 호미곶 등대는 서 있고요

파도는 저녁의 옆구리로 파고들고요

그때 큰 섬과 작은 섬 사이를 잇는

진달래꽃의 저녁이 부풀고 있었지요


절벽 밑의 동굴 속으로

무릎팍 걸음으로 오는

붉은빛 진달래꽃이 알을 낳으러 온대요


해조음이 모래 빛으로 흩어질 때

물밑에서도 꽃그늘이 오고

갯바람 언덕이 생기고 있었지요


침묵으로, 환하고 아름다운

눈이 부시는 저 진달래꽃을

호미곶 사람들은 돌문어라고 불렀대요


그런 봄 바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수경을 쑥으로 닦은 해녀들이

저 진달래꽃을 끄집어내어 말려두었대요


저 꽃잎 뻘판 하나가 물밖에서는

열두 달이라지요 진달래꽃은

호미곶의 얼굴이었지요 돌문어라는 춤이었지요



■ 우수상


해돋이 언덕에서의 합창 / 허남기



찬란한 빛을 쬐는 야무진 당신

뭇 사람들 바닷길 헤침으로

어둡고 긴 허공의 껍질을 벗겨

빛의 초점으로 튼실한 빛을 쏟아낸다


아득히 머무는 빛의 줄기를 마든

눈부신 너울의 흐뭇한 물이랑 너머

등대 빛을 즐기고 있는 고깃배

마블링으로 덧칠한 낯익은 어부

해오름의 눈부심을 마음껏 읽어 내린다


첫걸음을 디딘 자욱한 물안개를 덧칠한

갈매기의 짜릿한 비바체의 울음소리

희망을 뿜어낸 귀신고래의 분수

해맞이 언덕엔 늘 공감의 노래를 합창한다

빛의 음성 비바체로 부르는 고깃배 열창

그렁그렁 그 빛을 탐하는 파랑에 흠뻑 젖어

한 줄기의 무한한 소원을 탄생시킨다


내가 있고 네가 있어 내일을 밝히어

뭇사람의 즐거움을 안기는 이유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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