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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사실 나도 케이크가 아닐까 / 전혜린

 

제과 기능시험 최종 실기 날, 연은 차분히 레시피를 밟아나갔다. 밀가루 반죽에 불과했던 질료가 점차 웃자란 나무를 닮은 케이크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다만 진짜라기엔 아직 겉면이 번번했다. 제누와즈의 보드라운 살결에 크림을 얇게 발라 바탕면을 칠했다. 덧댄 크림 위로 가나슈를 붓자 초콜릿 방울이 수액처럼 방울져 흘러내렸다. 연은 제빵 칼을 들고 나무의 옆면을 긁어냈다. 수피의 질감을 잡아나가며 흘긋 감독관들의 눈치를 살폈다. 나무에 상흔이 새겨질 때마다 몇몇이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볼펜이 클립보드에서 만족스럽게 미끄러졌다.

연은 다시금 작업에 골몰했다. 흔적이 빽빽함에도 쉽사리 칼을 놓을 수 없었다. 하나만 더, 그 한 줄이 당락을 결정할 듯했다. 칼이 들어간 자리마다 초콜릿 코팅이 벗겨져 바스러졌다. 별안간 그 부스러기를 주워 삼키고픈 충동이 몰려왔다. 시험장에 일찍 도착하여 준비를 마치기 위해 아침을 거른 탓이었을까. 설상가상으로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졌다. 전날 밤 긴장하여 잠을 설친 여파가 뒤늦게 밀려오는 중이었다. 오븐에서 흘러나온 바닐라 향이 그를 포근히 감싸 안았다. 조금씩 몸이 가벼워지며 발이 허공으로 둥둥 떠오를 듯했다.

그때, 쨍, 금속성의 소음이 고막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잠이 달아나 두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시선은 텅 빈 오른손을 지나쳐 조리대 위의 왼손으로 향했다. 칼날이 스쳐 쩍 갈라진 왼손에서 검은 크림이 뚝뚝 흘러내렸다. 잘린 손등은 그 단면을, 무채색의 시트와 틈새마다 자리 잡은 묽은 크림을 선명히 내보였다.

"케이크네요."

감독관뿐만 아니라 수험생들까지 그렇게 수군거렸다. 연은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다 뒤늦게 상황을 깨닫고 상처를 봉합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빵칼에 잘린 케이크는 그리 간단하게 붙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수습하려는 손길은 도리어 크림을 번지게 하며 주변을 더럽혔다.

"초콜릿케이크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크림이 훨씬 어두워요."

감독관이 미간을 찌푸리며 연의 손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이윽고 클립보드의 종이를 빠르게 넘겼는데, 아무래도 연의 인적 사항이 적힌 서류를 찾으려는 모양이었다. 그의 손길은 얼마 안 가 멈추었다.

"이름이 연?"

"가명이겠죠. 케이크들이 이름으로 불리해지고 싶지 않아서 자주 쓰잖아요. 블라인드 시험이 소용없게 되었네요." 다른 감독관이 맞받아쳤다.

"유난 떨기는. 생크림이나 초콜릿처럼 유명한 케이크도 아닌가 본데. 안 팔려서 제과사가 되려는 건가?"

감독관들의 속삭임이 칼날보다도 시퍼렇게 들려왔다. 연은 귀를 떼어내고 싶단 마음이 불거졌으나, 혹여 절단한 귀의 단면에서도 크림이 흘러나와 하얀 위생복을 얼룩지게 할까 두려워 차마 시도하지 못했다.

"지원동기야 3차 면접에서 확인할 일이죠. 2차 실기를 통과할까 싶지만요. 요즘은 케이크들에게도 제과사의 기회가 열려있지만, 그건 능력과 조심성을 갖춘 소수를 위한 제도죠."

"그래요. 지금처럼 제과사의 부주의로 상처가 났다고 생각해 봐요. 크림이 반죽에 섞여들어 상품이 변질되면 큰일이죠. 케이크를 만든다는 건, 세계를 창조하는 일인데."

"케이크가 케이크를 만든다니, 이 말 자체도 얼마나 웃겨요?"

속삭임은 차츰 노골적인 조롱으로 변해갔다. 연은 눈앞이 아찔해지며 절로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각진 판 위의 나무 케이크도 검붉은 크림을 혈액처럼 뒤집어쓴 채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연은 어떻게든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작품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도중 중심을 잃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그와 함께 나무도 무너져내리며 원통형의 스펀지케이크로 되돌아갔다. 카스텔라가 뭉개져 바닥에 질척하게 달라붙었다. 연은 검은 크림과 먼지로 오염된 반죽을 허망하게 응시했다.

합격 여부 불합격

일주일 뒤, 연은, 그러니까 <연회장의 딸 1호>라는 이름을 가진 케이크는 제과사 기능시험 2차 실기에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받게 되었다. 불합격 글자가 짙은 인터넷 창을 닫고 휴대폰을 주머니 깊숙이 밀어 넣었다. 실의에 잠긴 채 거리를 하염없이 배회했다. 걸을수록 풍경은 생소해지는데, 머릿속은 익숙하고도 케케묵은 사념만으로도 가득 차 여념이 없었다. 이제 제과사가 되기는 글렀다, 난 곧 폐기되겠지.

원래라면 옛적에 폐기되어야 마땅했으나, 취업을 목표로 하는 케이크에겐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제과 기능시험은 1년에 한 번꼴로 치러졌고, 연은 올해로 세 번째 낙방했다. 그러니 지금 발 디딘 이 거리와 결별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 터였다.

한참을 걸어 다다른 곳은 리에의 제과점이었다. 가게 진열장 너머로 <생크림 218875호>와 치즈 99835호>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양어깨에 높게 얹어진 크림이 의기양양한 자태를 자아냈다. 그 옆으로 <초콜릿 45721호>가 한 손에 'Best' 팻말을 들고 있었으며, <무지개 3027호>는 'New'라고 쓰인 머리핀을 꽂은 채였다.

모두 파티시에 리에가 만든 케이크였다. 각양각색의 아이싱으로 치장된 케이크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그 이름마저 혀가 아릴 만큼 달콤해 보였다. 그러나 혀끝의 알알함도 잠시, 연은 불덩이를 집어삼킨 듯 위장이 뜨겁게 쓰라려 이를 악물었다. 당장이라도 부글부글 끓는 크림을 토해내고픈 고통 속에 한참을 멈춰있다 벌컥 유리문을 열어젖히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은 좋게 말하자면 모던하고, 나쁘게 보자면 콘크리트 벽으로 사면이 막혀 단조로운 공간이었다. 푹신한 소파 대신 철제 의자를 놓았고, 탁자도 장식 없이 프레임에 충실했다. 샹들리에는커녕 조명조차 가느다란 줄 끝에 전구가 달랑 매달린 형태였다. 베이커리보단 폐공장을 연상케 하는 리에의 가게는 그곳에 진열된 상품들에 의해서만 생기를 얻었다. 어쩌면 시선을 끌지 않는 단순한 공간이 상품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걸까. 회색 벽과 검은 가구들은 케이크의 총천연색을 강조했다. 케이크의 창백하리만큼 옅은 분홍빛 뺨도 매장 안에서는 잘 익은 과실처럼 붉게 변모했다.

리에는 다른 제과사들과 달랐다. 제과사라면 아무리 케이크 그 자체를 주력으로 판매하더라도 으래 솜씨를 뽐내고자 하는 마음에 도취되어 이런저런 장식을 매장에 더하기 마련이었다. 케이크로 만든 풍선 또는 인형 등의 소품을 가게 입구부터 카운터까지 배치하거나, 사은품이랍시고 엉뚱하게 우윳빛 비누나 딸기맛 잉크 등을 끼워주는 식이었다. 그건 제과사 본인이 케이크로 더 많은 걸 창조해낼 수 있음을 은연중에 내보이는 일이었다.

그러나 리에의 가게에서 주인공은 오로지 케이크였다. 케이크로 모든 걸 제작할 수 있는 세상에서 그는 정직하게 케이크만을 생산해냈다. 손님들은 리에의 케이크를 경쟁 업체들의 것보다 더 맛있고 예쁘다고 평했다. 자부심조차 없이 묵묵히 계산만 하는 리에의 태도도 높은 별점의 까닭이었다. 방문자들은 제과점 주인의 무관심과 몰개성을 편히 여겼다. 리에는 스스로를 지움으로써 누구보다도 높은 판매량을 이룩했다.

연은 무채색의 인테리어를 둘러보다 주방 안쪽에서 들려온 인기척에 시선을 돌렸다. 리에가 오븐에서 쿠키를 꺼내는 중이었다. 그 옆으로 낯선 얼굴이 보였다. 흰 작업복을 입은 차림으로 보아 신입 제과사인 듯했다. 그런 추측을 이어가는데, 불현듯 리에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 이게 누구야. 내가 만든 케이크잖아. 온다는 말도 없이 어쩐 일로 왔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그냥. 잠깐 들렀어요. 여긴 그대로네요. 주변은 많이 변했는데."

"좀 자주 와라. 어떻게 도통 얼굴 비추는 법이 없어. 아무리 독립했다지만 너무한 거 아니니. 그리 먼 곳에 사는 것도 아닌데. 너보다 더 멀리 사는 케이크들도 명절에는 꼬박꼬박 방문한다."

연은 그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침묵했다. 시선은 여전히 신입 제과사에게 붙박인 채였다.

"알바생 새로 뽑았어요?"

"알바는 무슨. 우리 가게 정직원이지. 작년에 제과사가 된 아이인데 참 성실해. 내 케이크들은 다 뭐 한다냐. 제과사가 되겠다며 진열장을 뛰쳐나가더니 여태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애가 없네."

연은 화제가 이번 제과 기능시험 결과로 이어질까 서둘러 말을 끊었다.

"저 신입 제과사도 케이크예요?"

리에가 아, 탄성을 내뱉더니 목소리를 조금 낮추고 속삭였다.

"고구마 7836호."

"아, 고구마. 유서 깊은 가문이네요."

"어디 가서 소문내지 마라. 요즘은 그런 경우가 잘 없다지만, 나이 든 손님 중엔 여전히 케이크인 제과사를 꺼리는 분들이 있잖냐."

연은 기가 막혀 콧방귀를 꼈다. 리에는 분명 제과 솜씨와 사업 수완을 갖춘 연륜 있는 자였으나, 그만큼 고루한 사람이었다.

"고구마 정도면 흠도 아니에요. 7000호가 넘도록 인정받은 케이크잖아요. 오히려 저 정도 되는 가문의 케이크들은 부모 친지들의 유명세와 지원으로 쉽게 팔려나가서 부러움의 대상인 걸요."

"그래? 나도 이제 감 떨어질 때 됐다. 빨리 업장을 넘기고 은퇴나 해야지. 어디 똘똘한 제과사 없나. 넌 어떻게 사냐. 시험 준비는 잘 되어가고?"

연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되뇌며 팔짱을 질렀다. 무언가 잘못한 케이크처럼 가슴이 죄어왔다.

"시험 친지 꽤 됐어요."

"벌써 그렇게 됐나. 결과는 나왔고?"

"떨어졌어요."

"또? 이번이 몇 번째냐."

"세 번째…."

리에가 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호통을 쳤다.

"삼수라니. 세상에 제과 기능시험을 세 번이나 떨어지는 녀석이 있어? 나도 단번에 합격한 걸 넌 왜 못해? 집 나가겠다고 떼쓸 때 알아봤다. 매장은 손님들이 많아서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시험 쳐서 취업할 생각은 약해지고 자꾸 팔려나가고 싶어진다고? 다 핑계다. 눈치 안 보고 놀고 싶은 거겠지."

연은 기도에 크림 덩어리가 들어찬 듯 목이 멨다. 몇번이고 침을 삼키고서야 겨우 웅얼거렸다.

"내가 고구마 케이크였다면 진작 합격했을 거예요."

"네가 고구마든 무지개든 그게 다 무슨 상관이냐? 실력이 중요하지."

"실력이요? 내가 걔네를 어떻게 이겨요? 집안 전체가 하나의 케이크를 제과사로 만들기 위해 돈을 쏟아붓고 온갖 인맥을 활용하는데, 난 전부 혼자 해내야 한다고요."

"그럼 재능이 없던 거지. 재능 있는 애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빛을 발하는 법인데."

리에의 빈정거림에 연은 결국 참아왔던 분통이 터졌다.

"내가 불합격한 건 당신 때문이야!"

연은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손등을 리에의 낯짝에 들이밀었다. 검은 색소가 실금처럼 남은 손이 노기로 덜덜 경련했다.

"왜 이렇게 어두운 색소로 날 만든 거냐고. 차라리 오징어먹물이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해서 팔리기라도 할 텐데. 왜 이딴 맛대가리도 없어 보이는 식용 색소로 내 속을 채웠어?"

"그게 네 본질이다. 특별한 거지. 다른 케이크들을 봐라. 요란스러운 치장이나 하잖니. 다들 겉만 꾸밀 줄 알지 그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본인들도 잘 몰라."

연은 그 멋들어진 변명이 익숙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독립하기 직전까지 그의 창조주에게서 수차례 들어온 말이었다.

"아 제발. 그 말도 신물이 난다고요." 물론 연의 입안은 언제나 달콤했다. "그냥 실패작을 포장하려는 자기 세뇌잖아요."

연이 태어난 시기는 <무지개 케이크 1호>가 히트를 치며 신형 케이크 생산 열풍이 불어닥친 때였다. 리에와 같은 치기 어린 제과사들은 유행의 선두주자가 되리라는 욕망으로 두 눈이 번들거린 시절이기도 했다. 모두가 오븐 안처럼 뜨거운 열정 속에서 꿈에 부풀어갔다. 쏟아지는 신상품 틈에서 리에는 <연회장의 딸>이라는 이름의 새까만 케이크를 출시했다. 수많은 색 중 하필 검정인 까닭은 그저 이전까지 아무도 그런 색의 케이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리에는 취중 진담으로 연에게 밝힌 바 있었다. 그가 입에 올리는 본질이란 그토록 가벼운 것이었다. 그러니 리에의 역작은 당연하게도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후 그는 무난한 케이크만을 찍어내며 세상에 적응해나갔다.

"당신은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데요? 하긴, 중요치 않죠. 겉으로 보기엔 제과사니까."

"겉보기로 어떻게 내가 제과사인 걸 안다는 거냐. 너나 나나 다 똑같이 생겼구먼."

리에의 대꾸는 반쪽짜리 진실이었다. 물론 외양으로 사람과 케이크를 구별하기란 불가능했다. 표면을 칼로 갈라 그 속내를 확인해야만 비로소 실체를 알 수 있었다. 연도 누군가 칼로 잘라보지 않는 이상 그저 조금 까무잡잡한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호명되는 순간 정체는 탄로 나기 마련이었다.

"이름이 '리에'잖아요."

한 두 글자로 된 이름은 대부분 사람의 것이었다. 반면, '생크림', '초콜릿', '고구마' 등은 케이크의 이름이었다. 최근 '무지개'와 '오징어먹물'도 신세대 케이크의 이름으로 부상했다. '장미', '라임', '딸기'와 같은 명칭은 경계가 불분명했다. 앞에 성을 붙이면 조금 독특한 여자아이 이름처럼 보였다.

연은 자신의 이름이 '장미'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사람인지, 장미꽃이 올라간 케이크인지 단번에 구분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연회장의 딸'이라는 다섯 글자는 도무지 사람의 이름처럼 들리지 않았다. 아무리 연, 그 한 글자로 스스로를 지칭해보아도 본명이 까발려지면 그 즉시 모두가 그의 정체를 꿰뚫어 보았다. 더군다나 연의 이름은 케이크치고도 퍽 고상한 어감이었다. 예술 작품에나 어울릴 법한 그 제목은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었다.

"이름이라도 티 나지 않게 지어주지 그랬어요. 개명 신청은 제과사의 자격을 획득했을 때나 가능하단 걸 알잖아요."

"이젠 이름을 가지고 불평을 하는구나. 세상에 너 같은 케이크는 처음 본다. 이름이 어떻든, 사람이 아니라 케이크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이번에 들어온 신입도 케이크인데 제과사잖니. 뭐, 걔는 집안의 도움을 받았다고? 나도 도와주는 이 없이 제과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넌 매사 불평만 하면서 인생을 망치고 있구나."

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숨결이 설탕으로 만든 실타래처럼 막막하게 늘어졌다.

"이름이 중요치 않다고요? 저 고구마 케이크는 아직 개명을 안 했어요?"

"곧 하겠지. 제과사가 된 케이크들은 다 하니까."

"왜 개명을 할까요?" 연의 눈에서 검은 크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그래요, 이렇게 언쟁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어차피 난 조만간 폐기처분 될 텐데. 이젠 끝이라고요."

연은 턱 끝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검은 크림이 소맷단에 흥건히 묻어났다. 아마 얼굴도 덕지덕지 크림이 묻어 마치 검게 타버린 케이크처럼 보일 터였다. 그 초라한 행색을 상상하자 또다시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폐기처분이라니!" 리에는 연의 몰골을 보고 가여운 마음이라도 들었는지, 혹은 특수 케이크에 대한 희망으로 반짝였던 젊은 날에 대한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건지 마치 자기가 폐기라도 되는 양 기겁했다. "꼭 제과사의 길만 있는 건 아니지. 폐기 일자까지 얼마나 남았다고? 아직 통지서가 날아오지 않았다면 몇 주간의 여유가 있어. 케이크답게 팔려 가는 미래도 있지. 내 가게 판매대에 널 올려주마. 3년 전보다 가게 규모도 커졌으니 팔릴 수 있을 거다."

연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쓰레기장으로 추락하는 최악의 결말은 피해야 했다. 제과사가 되겠다는 헛된 꿈을 접을 때가 되었다.

*

연은 진열장 구석에 자리 잡았다. 졸업한 학생이 몇 년 만에 모교로 돌아와 책걸상에 앉아본 듯, 어색한 기분이 들어 요리조리 자세를 바꿔가며 한참 부산을 떨어댔다. 다른 케이크들이 그를 호기심과 경계심 어린 눈으로 흘겨보았다. 그 시선을 뒤늦게 의식한 연은 큼큼, 멋쩍은 헛기침을 내뱉고 유리창 너머를 응시했다. 환한 거리가 시야에 들어찼다.

길 건너편은 각종 수공예 상점들이 들어선 풍경이었다. 신발부터 모자까지 한 블록에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가게마다 취급하는 물품이 달랐다. 그 앞을 지나던 한 행인이 발을 삐끗하며 멈춰 섰다. 구두 굽이 부러져 달랑거리는 상태였다. 그는 절뚝이며 근처의 신발 전문 매장으로 들어갔다. 행인이 사라진 도보에는 묽은 자국이 남았는데, 그건 신발 굽에서 밀려 나온 커스터드 크림의 흔적이었다.

한낮의 햇볕이 쇼윈도를 달궜다. 유리장 안에 냉방장치가 있었으나, 여름의 불볕더위는 찬바람을 통과하고도 사그라지지 않고 케이크들의 피부 위로 쏟아졌다. 케이크들이 녹아내린 유지를 조심스레 닦아내고 그 위로 여분의 크림을 꼼꼼하게 덧발랐다. 생크림 케이크가 잠시 모자를 벗고 목운동을 했다. 챙이 넓은 모자는 온갖 과일로 장식되어 있었다. 초콜릿케이크가 이따금 밭은기침을 내뱉었다. 그때마다 면사포처럼 머리를 덮은 슈가파우더가 우수수 떨어져 날렸다. 치즈 케이크가 우아한 손짓으로 공중의 설탕 가루를 흐트러뜨렸다. 잡티 없이 매끈하고 부드러운 손이었다. 연은 그들을 보며 다시금 위축되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케이크가 아름답고, 신선하고, 맛있어 보였다.

그때, 쇼윈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연은 그림자의 주인이 좀전의 행인임을 알아보았다. 행인은 진열장 안을 유심히 살피더니, 이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무지개 케이크를 구매했다. 연은 <무지개 3027호>가 정성스레 포장되는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순 색소뿐인 케이크가 뭐가 좋다고."

그 말에 연은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생크림 케이크가 비아냥과 함께 콧방귀를 뀌는 중이었다.

"맞아. 저런 겉멋만 든 케이크, 한 조각만 먹어도 질리지." 치즈 케이크가 옳다구나 맞장구를 쳤다.

"어차피 우리 모두 폐기일 전에 팔려나갈 텐데 뭘 그리 조급해해요?"

초콜릿케이크가 핀잔을 던지자, 생크림과 치즈는 주름이 잡히도록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은 줄이 패인 자리마다 크림을 바르고 다시금 여유로운 표정을 내보였다.

"혹시 모를 일이니까… 너야 팔려 갈 자신이 있겠지. 초콜릿은 기념일마다 많이들 찾잖아. 아무리 볼품없는 초코케이크라도 밸런타인데이 때 하트 장식 하나만 올려놓으면 바로 팔려나갈걸?"

생크림의 대꾸에 초콜릿은 자존심이 상한 듯 고개를 돌렸고, 그 바람에 연과 눈이 마주쳤다.

"까무스름한 걸 보니 그쪽도 초콜릿케이크인가요? 새로운 친척이 왔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연은 당황해서 손사래를 쳤다. 상대도 뒤늦게 그의 이름표를 발견하고 짧은 탄성을 뱉어냈다.

"연회장의 딸 1호? 처음 들어보네요." 초콜릿의 시선이 연의 얼굴에 가닿았다. 훑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초면에 실례지만,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데요. 다른 일 하다 오셨나요?"

"네, 이전까진 제과 시험을 준비했어요."

연은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래도 3년이나 준비했다니 대단하시다." 실패담을 듣던 치즈가 끼어들었다. "전 1년 만에 접었거든요."

"그럼 두 번이나 기회가 남은 건데, 한 번 더 도전해보시지." 연이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도전이라, 좋죠." 치즈가 손에 메이플 시럽을 바르며 응수했다. "그런데 실패하면 끝이잖아요."

연은 무의식적으로 숨을 멈추었다. 온몸이 굳은 듯 손가락 하나 까닥일 수조차 없었다. 치즈는 손등을 맞비비며 말을 이어갔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3년을 통으로 날린 게 되어버리는데, 그 뒤에 뭘 할 수 있겠어요? 오래된 케이크를 누가 사 간다고. 그럴 바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그만두고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야죠. 케이크로 팔려 간다는 게, 요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지만요. 그래도 일단 팔리는 데 성공하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치즈는 연의 표정을 살피고 황급히 말을 끝맺었다.

"죄송해요. 제가 좀 솔직한 성격이라. 연 씨를 비난하는 말은 아니었어요."

연이 무어라 대꾸하기도 전에, 생크림이 손부채질을 하며 툴툴거렸다.

"더워 죽겠는데 왜 자꾸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힘을 빼? 손님들도 시끄러운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마침 한 손님이 가게로 들어오면서 대화는 중단되었다. 케이크들은 손님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긴장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초조함을 들켰다간 손님들에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케이크처럼 비춰질 터였다.

손님은 고민하며 시식용 케이크 한 점을 삼켰다. 연은 그제야 자기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상기해냈다. 잠시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올까 고심했으나, 자칫 빅사이즈로 보일까 우려되었다. 디저트는 작고 비쌀수록 맛있다는 게 정설이었다. 가족끼리 모여 나눠 먹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케이크가 아니라면 몸집을 불려 좋을 게 없었다.

이를 입증하듯 손님은 조그만 컵케이크를 집어 들었다. 계산을 마친 다음, 연에겐 시선도 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 뒤로도 수많은 고객이 오갔으나 마찬가지였다. 연은 점점 얼굴이 달아올랐다. 한참을 망설이다 쭈뼛쭈뼛 진열장에서 내려왔다.

"마감 시간까진 한참 남았는데." 카운터를 보던 리에가 시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래된 케이크를 누가 사 가겠어요, 연은 치즈의 말을 무심코 뱉을 뻔했다.

"어차피 팔리지도 않을 거예요.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다른 방법을 찾아볼래요."

"이미 제과사 시험을 준비하느라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했으면서? 이제 와서 다른 길을 가기엔 늦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 넌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가 실패하고 돌아왔어. 여기 있는 케이크들보다 훨씬 뒤처진 상태라는 뜻이지. 지금 네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판에 딴생각을 하는 거냐? 진열장에 들어간 지 겨우 반나절이다. 다들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있는데, 너만 불만이 가득하구나. 그 정도 근성도 없는 케이크를 누가 사 가겠냐?"

연은 두 뺨이 홧홧했다. 양 볼의 크림이 녹아버릴 듯한 열기였다. 그는 코와 눈까지 화끈거리기 시작하여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내내 리에의 말을 곱씹었다. 그때마다 울컥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답답했다. 몇 번이고 제과점으로 돌아가 분풀이를 할 뻔했다. 그는 리에의 가게를 지탱하는 기둥을 몽땅 이빨로 갉아 무너트리는 상상을 펼쳤고, 판매대의 케이크들을 거리로 던져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으며, 리에를 갈라 그 안이 케이크인지 확인하는 계획을 세웠다. 리에가 가진 모든 걸 먹어 치우는 망상을 거스르며 집에 도착했고, 곧바로 실은 스스로에게 가장 화가 났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척 배가 고팠다.

우편함을 뒤지며 첫 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손가락 끝에 종이의 감촉이 닿았다. 폐기 일자 통지서였다.

그날 연은 입에 물도 대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리에의 가게로 달려갔다.

*

"내일이 폐기일이에요."

연이 우울하게 고했다. 내뱉은 한숨에 상한 과일 같은 시큼한 향이 묻어났다. 며칠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온몸의 크림이 발끝으로 추락하는 듯한 공복감이 몰려왔다.

"오늘은 휴일이니 손님이 많을 거다."

붓을 쥔 리에의 손이 연의 얼굴 위를 능숙하게 오갔다. 창백한 두 뺨에 색소를 덧칠하고 눈꺼풀에 금가루를 붙이는 손길이었다. 마무리로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과일을 주렁주렁 얹어댔다.

데코를 끝낸 연은 마음을 졸이며 진열장 안에서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무지개 3028호>가 출근해 그의 연에 앉았다. 그 케이크는 한 조각이 빈 외형이었는데, 겉면의 단조로운 하얀 아이싱과 대비되는 형형색색의 내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신입 제과사가 무지개 조각을 한입 크기로 잘라 시식용 접시에 올려놓았다.

연은 자기도 단면을 보이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리에와 상의했다. 결국, 연은 손가락과 발가락 말단을 잘라 안쪽을 내보이기로 결정했다.

"요즘 오징어먹물이 유행이니 까만 크림이 유리할 수도 있겠다." 리에가 얼룩말 같은 연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잘라낸 부분은 잘 보관해두었다 팔릴 때 같이 넣어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정오가 되어서도 연은 팔리지 않았다. 잠시 선잠에 들었다 얼굴 표면이 버석하게 갈라지는 악몽에 놀라 화들짝 깨어났다. 쇼윈도 창에 얼굴을 비춰보니 균열은 보이지 않았지만, 갓 나온 케이크들에 비하면 푸석하게 마른 상태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조바심이 나 아이싱을 두텁게 펴 발랐다.

리에도 마찬가지로 안달복달하며 가게가 한적해질 때마다 연을 찾아왔다. 그는 연의 잘린 단면에 과일 절임을 채워 넣었다. 그렇게 연은 점점 편의점 샌드위치처럼, 보이는 부분에만 속 재료가 가득한 모습이 되어갔다.

연은 몸이 무거워 당장이라도 드러눕고 싶었으나, 들려오는 초침 소리에 허리를 곤두세우고 유리장 너머 행인들을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석양이 뉘엿뉘엿 저무는 거리는 홍차에 빠져 용해되는 한 덩이의 잼처럼 보였다. 때 이른 가로등 불이 켜지고 하얀 달이 건너편 상가 건물에 걸터앉았다. 저 가로등은 케이크일 테다, 연은 생각했다. 보도블록도, 가로수도, 건축물도, 자동차도, 전부 케이크겠지. 그렇다면 이 거리는 케이크구나. <가로수 길>이라는 이름의 케이크.

그렇다면 달은? 저 멀리 떠오른 달도 케이크일까. 연은 그 감미로운 세상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되지 않았다. 어스름한 기운이 유리창을 관통하며 쏟아졌다. 들이켠 숨이 설탕 가루처럼 달큼했다. 간질간질 차오르는 숨에 작게 기침하고 다시금 거리를 올려다보았다. 퇴근한 직장인이 제과점 앞 노점에서 꼬치를 사 먹고 있었다. 그는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를 앞니로 끊어내며 빠른 속도로 먹어 치웠다. 빈 꼬치를 버리고 떠나는 그의 입가엔 허연 크림과 빵부스러기가 달라붙은 채였다.

또 한 사람이 지나갔다. 그 행인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걸음을 옮기다 다른 이와 부딪히면서 그대로 잔을 놓쳤다. 바닥에 닿는 순간 볼썽사납게 터져버린 플라스틱 컵 안에서 시나몬 빛깔의 시트가 흘러나왔다. 케이크로 만든 도보가 케이크로 만든 커피를 마셔댔다. 어쩌면, 우리는 오직 케이크만을 삼키는 걸지도 몰라. 연은 불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별안간 굉음이 귓전을 때렸다. 클랙슨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즉각 브레이크의 다급하고도 히스테릭한 비명이 이어졌다. 자전거를 탄 학생이 무단횡단을 하다 놀라 휘청였다. 달려오던 자동차는 그의 코앞에서 급정거했고, 자전거 주인은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비틀거리며 일어선 학생은 연신 차주에게 사과하며 자전거를 끌고 겨우 도보에 다다랐다. 그는 곧장 리에의 상점을 향해 다가왔는데, 가게 유리창에 얼굴을 비춰보며 부상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학생은 10대의 소녀였다. 교복 치마 차림으로, 2차 성징을 맞이한 몸은 굴곡졌고 입술은 틴트로 번들거렸다. 그리고, 손바닥에 맺힌 멜론색 크림이 선명했다. 학생은 색맹이 본다면 사람의 혈액이라고 착각할 법한 녹색 피를 손수건으로 닦고 다시금 길을 떠났다.

연은 멀어져가는 자전거를 눈으로 쫓다 문득 이 세상에 사람이 있긴 한 걸까 의문스러워졌다. 꼬치를 먹던 성인 남성도, 손을 다친 어린 여성도 모두 케이크였다. 그는 재차 거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보도블록, 가로수, 건축물, 자동차, 노점상, 꼬치, 커피, 플라스틱 컵, 자전거, 사람과 케이크와 특수 케이크, 그리고 케이크가 된 물건과 물건이 된 케이크, 사람이 된 케이크와 케이크가 된 사람…. 무지개 케이크 광고를 부착한 트럭이 지나갔다. 케이크가 된 특수 케이크. 현기증이 난 탓에 연은 시선을 돌렸다.

시계를 보니 가게 마감까진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시간은 누군가 포크로 베어먹기라도 하는 듯 눈 깜짝할 새에 뭉텅이째 잘려 나갔다. 달콤하다 못해 아릿한 시간이 사라져가는 게 야속했다.

모녀로 보이는 일행이 가게 앞에 멈춰서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진열장을 찬찬히 살피며 케이크를 골랐다. 연은 눈을 감고 절실히 기도했다. 가게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50여 분, 마지막 기회였다. 성인 여성의 손가락이 연을 가리켰을 때, 그는 거의 까무러칠 뻔했다. 연은 당장이라도 포장용 상자에 들어갈 것처럼 상체를 들먹였다.

"이거 시식해볼 수 있나요?" 손님이 물었다.

연은 한순간 김이 빠졌으나 포기하진 않았다. 시식을 원한다는 건 아직 자신에게 기회가 있다는 뜻이었다. 리에가 연의 손발가락을 접시에 담아왔다. 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팔릴 수만 있다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수 있었다. 손님이 연의 조각을 집어삼켰다.

"괜찮네요."

손님의 말에 일희일비가 갈렸다. 연은 다시금 오븐 속의 케이크처럼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비록 아이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으나 애써 그 모습을 무시했다.

"조금 더 안쪽 단면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보이는 부분만 거창하게 치장하고 안은 텅 빈 케이크가 간혹 있다고 해서요."

낭패다, 연은 무채색의 내부를 떠올렸다. 리에가 제빵 칼을 들고 눈치를 살폈다.

"이 케이크는 바깥쪽 둘레에는 과일을 듬뿍 넣어 풍부한 맛을 내고, 중앙은 크림 본연의 맛에 충실하도록 다른 재료 없이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리에의 변명에 손님이 침묵했다. 기나긴 정적 속에서 연은 초조하게 여성의 눈치를 살폈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때, 아이가 신경질을 내며 도리질 쳤다.

"난 이거 싫어."

연은 장식을 과하게 얹어 무너져버린 케이크처럼 주저앉았다. 아이는 완강하게 거부의 뜻을 전하며 치즈 케이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건강에 좋아 보이는데." 손님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는 치즈 케이크를 계산하고 가게를 빠져나가는 내내 단 한 순간도 연을 돌아보지 않았다.

"다 끝났어요." 연은 닫힌 가게 문을 원망스레 쏘아보며 눈물을 삼켰다.

"더 안쪽을 전시해야겠어. 지금처럼 즉석에서 잘라달라고 하면 큰일이니까."

리에가 연의 다리를 자르고, 그 단면을 과일로 장식했다. 연은 그런 리에를 무감하게 바라보았다.

"늦었어요. 밤이 깊었으니 더는 손님이 오지 않을 거예요."

연의 말대로였다. 밤거리를 오가는 행인은 없었고, 건너편의 가게들은 벌써 셔터를 내렸다. 하루만 더 있었다면, 연은 진부한 후회를 했다. 폐기 일자를 하루만 늦출 방법이 없을까? 그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닐 텐데. 어차피 유효기간은 유통기한보다 길지 않은가.

리에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주방 안으로 사라졌다. 곧장 진열장으로 돌아온 그는 연의 이름표를 낚아채곤 주방에서 가져온 이름 판을 건넸다. <오징어섕크림케이크1호>가 적힌 초콜릿 판이었다.

"새 이름이다. 아무래도 <연회장의 딸>은 현대미술전에나 어울리는 제목 같아서."

연은 '생크림'이 '섕크림'으로 표기된 사실을 발견했다. 오리지널 <오징어생크림케이크>는 벌써 100번 대가 생산되는 중이니, 그 이름은 짝퉁인 셈이었다. 일순간 초콜릿 판을 든 두 손이 분노로 뜨겁게 달궈졌으나 이제 와서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어차피 팔리지도 않을 텐데 괜스레 열을 올릴 필요는 없었다.

"아직 영업하나요?"

별안간 찬 바람이 뺨을 스쳤다. 가게 문이 열리며 바깥바람이 들어온 것이었다. 손님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 들어왔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코를 훌쩍이는 그가 구세주처럼 보였다.

"생크림 케이크 하나 주세요." 그가 진열장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

"손님, 지금 남은 게 오징어섕크림케이크 뿐인데 괜찮으세요?" 리에가 싱긋 미소 지으며 물었다

"오히려 건강해서 좋네요. 어머님 생신이셔서요."

손님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연(오징어섕크림케이크1호)은 환호성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는 다이빙하듯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리에가 잘린 다리와 새로운 초콜릿 명찰을 함께 넣어주었다.

"초는 몇 개나 드릴까요?"

리에는 물음을 건넴과 동시에 연의 원래 이름표를 반으로 뚝 꺾었다. 연은 무의식적으로 입꼬리를 내렸다.

리에가 능숙한 손길로 포장을 이어갔다. 연은 리본으로 사지가 결박된 채 받침대 위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속이 부글거려 헛구역질이 불거졌다. 차오른 크림을 삼켜내고 고개를 드니 머리 위로 상자가 천천히 닫혀갔다. 그 닫힌 세계를 마주한 순간, 머릿속에 폭죽이 터졌다.

연은 괴성을 지르며 일어섰다. 끊어진 리본이 나풀나풀 추락했다. 그는 자유로운 두 손을 높이 들고 <오징어섕크림케이크1호> 명찰을 부러트렸다. 이름표 안의 체리 잼이 쏟아져 얼굴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놀란 리에와 손님을 지나쳐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한 손에 다리를 들고 남은 한쪽 발로 껑충껑충 부지런히도 달렸다. 달리고, 달려도 온통 케이크였다.

케이크로 된 길 위에서 방황하다, 케이크로 지어진 집으로 돌아온 연은 쉰내가 나는 과일을 떼어내고 색소를 씻어냈다. 잿빛이 도는 앙상한 얼굴이 거울에 비쳤다. 막 꿈속에서 깨어난 듯한 몰골이었다. 극심한 피로와 허기에 그는 양치질을 하다 칫솔을 씹어먹었다. 연이어 비누와 치약, 샴푸, 린스, 세면대, 샤워기, 변기를 먹어치웠다. 크림 거품이 몽글몽글 솟아오르며 허공에서 터져댔다. 텅 빈 화장실을 마주하고도 포만감이 들지 않아 온 집안을 헤집었다. 거실의 소파와 TV, 리모컨, 전등, 담요, 방석, 카펫, 블루투스 스피커를 입으로 가져갔다. 부엌의 식기와 조리기구, 식탁, 의자, 전자레인지, 냉장고까지 모조리 갉아 먹었다. 식탁 위의 폐기통지서도 입 안으로 구겨 넣었다. 종이가 혀에 달라붙어 녹아갔다.

방 안의 모든 걸 삼키고도 연은 허기가 졌다. 바닥을 굴러다니던 한쪽 다리를 집어 들고 앞니로 긁어먹었다. 그의 손에는 곧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고, 끝내 한 마디가 사라진 손가락을 질겅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까만 크림까지 샅샅이 핥으며 스스로의 몸을 베어먹었다. 무거운 시트와 크림이 점차 사라져갔다.

어디선가 쿵, 고목이 쓰러지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연은 주위를 둘러보고 싶었으나, 두 눈마저 파내 먹은 지 오래였다. 아마도 환청이었을 그 소음은 뇌리에 선명히 남았지만 얼마 안 가 머리통과 함께 삼켜졌다. 마침내 딱딱한 치아만이 남자 윗니와 아랫니를 부딪치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끝없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들은 이웃들은 이내 굶주림을 느꼈다.

 

 

  <당선소감>

 

   상상할 수 없어도 존재하는 것들에 관하여

소설의 매력은 시각적 구체화의 부재가 허락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이나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는 현실에서 구체화되어야 하나, 활자로 직조되는 소설은 추상적인 세계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사실 나도 케이크가 아닐까'의 케이크들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상상되지 않고 추상성에 머무릅니다. 케이크들은 언뜻 인간의 외형을 가진 것으로 짐작되나, 신체의 각 명칭이 호명될 뿐 그들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 시각적 구체화의 부재는 합평 단계에서 번번이 지적되었으나, 저는 이 작품이 상상할 수 없어도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케이크 세계의 사고 체계로는 명료화할 수 없지만 또 다른 인식의 세상 속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들의 이야기요. 그래서 케이크의 외형 묘사를 불분명하게 남겨두었습니다. 그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24년을 돌이켜보면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삼재(三災)의 마지막 해를 지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뜻밖에 새로운 기회를 거머쥐기도, 무탈하게 진행될 줄 알았던 일이 막히기도 하며 한 해를 지나왔습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고비겠지, 하던 순간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받았습니다. 기쁜 만큼 우려도 큽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 성급하게 상을 받게 된 건 아닌지. 그 걱정이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믿고 지지해준 소중한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버티겠습니다. 누구보다도 마음을 써주신 김민정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본 작품을 응원해주신 방재석 교수님, 김종광 교수님께도 존경을 전합니다. 늘 곁을 지켜주는 가족과 친구들, 동고동락하는 학우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또 다른 자리에서 삼재를 겪었을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당선 소식을 끝으로 제 인생에서 삼재가 물러갈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 나라의 삼재 역시 당선 소감이 발표될 땐 사라졌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춥고 고된 시기를 견딘 모든 분께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2000년 경북 구미 출생 △연세대 철학과 학사 졸업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석사 재학 △서울 거주 △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소설 부문 '아이' 수상


 

  <심사평>

  

  초경쟁사회 젊은 세대의 현실 실험적 형상화


단편소설 부문 최종심에 오른 응모작은 총 5편이었다. 우선, '그 나무'는 가족사의 내력과 원한을 독백 형식과 지연기법을 활용하여 풀어낸 점이 특이했다. '복수'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지만 이를 작품화할 경우 독자의 예상을 빗겨나가는 결말이 오히려 새로운 제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경계선상의 인간'은 이 사회에서 점차 존재감이 사라지는 젊은 여성의 심리적 방황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냈다. 은닉성과 익명성, 관계의 연약성 그리고 멀리 떨어진 '그'에 관한 설정 등이 모던하며 시적인 문장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주인공의 불안의 원인이 명확지 않은 점이 공동으로 지적됐다.

'박(縛)'은 소외된 공간에서 고독사를 피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혼령을 빌어서 우리 시대의 노인문제를 드러낸 수준작이다. 죽어서도 악몽을 꾸는 지박령(地縛靈)의 사연을 밀도 높은 서술과 치밀한 설정으로 그려냈다. 이들이 한 공간에서 벌이는 사건이 좀더 역동적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론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논의가 거듭된 작품은 '목요일의 조이'와 '사실 나도 케이크가 아닐까'였다. 무엇보다 '목요일의 조이'가 지닌 미덕은 갈등선이 선명한 서사라는 점인데, 갈등의 대상은 다름아닌 남편과 아들이다. 남편과 자식보다 오히려 로봇에 의지하는 노년 여성의 결말이 진한 페이소스를 일으킨다. 언뜻 평범하게 보이는 문장으로 정서를 압축시키고 장면을 선명히 제시하는 방식에도 신뢰가 간다.

반면에 '사실 나도 케이크가 아닐까'는 초경쟁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맞닥뜨린 취업진로 문제를 실험적으로 형상화한 문제작이다. 용도폐기의 공포 앞에서 케이크 캐릭터가 겪는 자격 시험과 고용 현실은 냉혹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장 '팔리느냐, 안 팔리느냐'의 알레고리적 질문은 선왕의 복수를 고민하는 햄릿의 'to be or not to be'보다 더욱 핍진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버리려는 이 세상을 어찌할 수 없어서 끝내 자신을 파멸시키는 엔딩은 그로테스크성과 비극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의 몇몇 아쉬움보다는 작가가 밀어붙인 패기에 손을 번쩍 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당면한 사회이슈의 실험적 형상화가 활발히 지속되고 확산되기를 기원한다.

심사위원 : 우광훈(소설가), 해이수(소설가·단국대 교수)


 

  <AI와 함께하는 작품 분석>

 

  • 0) 먼저, 이 소설의 “한 줄 핵심”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3개입니다.
    • 시험(평가)
    • 팔림(시장/인정)
    • 폐기(탈락한 존재의 처리)

    1) 왜 하필 ‘케이크’인가?
    • 축하, 생일, 기념일처럼 행복한 순간을 상징하죠.
      그런데 이 소설은 그 케이크를
    • 인간처럼 말하고 걷게 만들되
    • 결국은 먹히거나(팔리거나) 버려지는 존재로 둡니다.
    즉, 케이크는 여기서이기도 하고,의 비유이기도 해요.너는 ‘쓸모’가 있니?
    너는 ‘팔리니’?
    2) 이 세계의 룰: “팔리면 살고, 안 팔리면 버려진다”
    • to be or not to be (존재할 것인가 말 것인가)
      → 여기서는
    • “팔릴 것인가, 폐기될 것인가”
    정리하면:특히 유예기간 3년이 너무 잔혹해요.
    겉으로는 “기회” 같지만 실제로는 유통기한이거든요.
    3) 주인공 ‘연’이 겪는 고통은 사실 3겹입니다연이 불합격하는 이유는 “실력 부족”만이 아닙니다.
    • 가문이 있는 케이크(고구마 7836호)는 지원과 인맥으로 유리하고,
    • 연은 혼자 해야 해요.
    이건 현실에서 말하는
    • 집안 자본, 정보, 네트워크, 사교육, 기회의 격차
      같은 걸 떠올리게 하죠.
    소설이 무서운 건, 이걸 한 문장으로 압축해버린다는 겁니다.(2) “이름”이 낙인이 된다
    • 사람 이름: 리에(짧음)
    • 케이크 이름: 생크림 218875호, 초콜릿 45721호(맛+번호)
    연은 “연”이라는 가명으로 버텨보지만, 본명이 들키는 순간
    그는 다시 제품이 됩니다.연이 분노하는 대목:이 “검은 크림”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 태생적 조건
    • 다른 사람과 다른 몸
    • 사회가 낯설어하는 특징
    • ‘결함’으로 오해받는 요소
    같은 걸 상징해요.
    4)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쉽게” 해석해봅시다연이 칼에 베이자 검은 크림이 흐르고, 사람들이 말합니다.이 장면의 핵심은 이거예요.현실로 치면:
    • 누가 아파도 “성과가 뭐야?”
    • 힘들다 해도 “결과가 뭐야?”
    •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스펙/데이터로 판정하는 시선.
    장면 B: “안쪽 단면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겉만 화려하고 안은 텅 빈 케이크가 있다고.
    • “너 진짜 실력 있니?”
    • “너 진짜 열정 있니?”
    • “너 진짜 역량 있니?”
    그래서 연은 끝없이 잘라서 보여줘야 합니다.✅ 증명하려고 자르면, 더 망가진다.
    (더 상처 나고, 더 불리해지고, 더 ‘오래된 것’이 된다.)장면 C: 이름표 바꿔치기 <오징어섕크림케이크1호>
    • 연회장의 딸(개성 있지만 안 팔림)
      → 오징어생크림(유행어/건강 컨셉)
    심지어 “섕크림” 오탈자까지 있어요.연이 환호해야 하는 순간인데, 오히려 폭발해요.
    왜냐면 “팔림”이 곧 “구원”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말살로 느껴지기 때문이죠.연이 집안의 물건도, 자기 다리도, 자기 몸도 먹습니다.✅ “살기 위해 자신을 갈아 넣는” 상태의 극단.
    • 번아웃
    • 자기혐오
    • 자기파괴적 노동
    • ‘나는 나를 소모하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건 결론이에요.
    5) 이 소설이 말하는 “진짜 공포”는 뭘까?✅ ‘살아 있는 동안에도 이미 상품 취급을 받는다’즉 “죽음(폐기)”보다 더 끔찍한 건
    • 살아 있으나 주체가 아닌 상태
    • 존재가 ‘판매 가능성’으로만 환산되는 상태
    이게 이 소설의 핵심 윤리적 질문입니다.
    6) 쉬운 말로 결론
    • 우리는 모두 ‘케이크’가 될 위험이 있고,
    • 사회는 사람을 사람으로 두기보다
      보여주기(포장) / 증명하기(절단) / 판매하기(브랜딩) 로 몰아가고,
    • 그 과정에서 개인은 버티다 못해
      자기 자신을 소모하고 파괴하게 된다.
  • 이 작품은 말해요.
  • “나는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팔릴 수 있는 형태로 꾸며졌는가?”
  • 연은 폐기되기 전에 이미 계속 잘리고, 덧칠되고, 이름표가 바뀌고, 전시됩니다.
  • 많은 사람이 “폐기”가 공포라고 생각하지만, 더 깊은 공포는 이거예요.
  • ✅ 이 파괴는 개인 문제로 끝나지 않고 전염된다는 것.
    (사회 전체가 굶주린 구조라는 선언)
  • “그 소리를 들은 이웃들은 이내 굶주림을 느꼈다.”
  • 현실로 치면:
  • 이건 단순히 그로테스크한 충격이 아니라
    아주 정확한 사회적 비유예요.
  • 장면 D: 마지막—자기 자신을 먹어치움
  • 진짜 정체는 상관없고, 팔릴 이름만 중요하다.
  • 이건 “브랜딩”의 폭력입니다.
  • 즉 “증명의 요구” 자체가 사람을 파괴해요.
  • 그런데 이게 잔인한 이유:
  • 이건 현실의 “진정성 검사”와 닮아 있어요.
  • 손님이 말하죠.
  • 고통을 ‘사람의 상처’로 보지 않고, ‘제품의 단면’으로 감별한다.
  • “케이크네요.”
  • 장면 A: 손을 베였더니 “케이크네요”
  • 리에가 “그게 네 본질”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리에가 유행 따라 만들다 실패한 결과죠.
    창조자(부모/사회/제도)의 무책임을 덮는 말이 됩니다.
  • “왜 이렇게 어두운 색소로 날 만든 거냐고.”
  • (3) “내부 색(검은 크림)”이 ‘태생적 스펙’처럼 작동한다
  • 이 작품에서 이름은 그냥 호칭이 아니에요.
    신분증이고 라벨이고 차별표입니다.
  • “내가 걔네를 어떻게 이겨요?”
  • (1) 능력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조건”의 문제
  • 현실 사회소설 속 세계
    취업/합격 “제과사”가 됨
    스펙/자격증 기능시험
    낙방/백수 불합격
    실패의 누적 “유예기간” 소진
    사회적 탈락 “폐기”
  • 이 소설 세계에서는 삶의 질문이 이겁니다.
  • “사람인가?” 싶다가도, 사회는 결국 묻습니다.
  • ✅ “상품처럼 취급되는 인간”
  • ✅ “젊은 세대/취업 준비생/사회 초년생”의 비유
  • 케이크는 원래
  • “사람처럼 살아야 하는데, 사실은 상품(케이크)인 존재”가 경쟁과 평가 속에서 버티다 끝내 ‘자기 자신’을 소비해 버리는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