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동아일보 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작] 남아있는 사람 / 김준현
당선작> 남아있는 사람 / 김준현 1 민·형과 형사2계에 있다가 등기과로 옮긴 게 한 달 전이었다. 근저당권 설정, 소유권 이전, 전세권 설정,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같은 말들에 익숙해지고 법무사 사무장들과 안면을 트고 오후 네 시가 될 즈음에는 등기필증을 부착한 등기 서류들을 배분하고 새로 들어온 등기 서류들을 입력하는 일상에 적응해 가던 중이었다. 언제나처럼 점심을 건너뛰고 벤치에 앉아있는데 전화가 왔다. 남편이겠거니 했는데 너였다. “웬일?” “저번에 네가 말했던 데, 생각해보니까 가보고 싶어져서”“내가 니한테 말했던 데가 한두 군데도 아니고”“밀양에, 왜 전에 욱수천 걸으면서 그 고양이들 나오고 온돌이 좋고 어쩌고 했던 거기” 고향에 내려온지 두 달이나 지났지만 네 억양은 여전히 서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