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겨울 나비 / 하복수
겨울 나비 / 하복수 “그 쪼꼬만 노란 거이 뭣이여? 꼭 나비같이 생긴 게, 그 머시당가... 그려, 상주(喪主)들이 매다는 상장(喪章) 같은디?” 해거름 녘, 장터에 행인들의 발길이 끊기자 김 노인이 무료한 듯 하품을 두어 번 하다가, 슬그머니 다가와 하 사장이 펼쳐놓은 좌판을 둘러보며 괜스레 호들갑을 부린다. 꾀죄죄한 점퍼 차림에 어울리지 않게 최신 유행하는 힙합 모자를 삐뚜름하게 쓴 노인의 눈에 호기심이 잔뜩 서려 있다. “글쎄요…. 근데, 이놈이 말입니다. 어떤 때는 콧바람이 쐬고 싶은지, 저 혼자 서너 시간씩 팔랑팔랑 날아다니다 돌아온다니까요?” 하 사장이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대꾸하자, 김 노인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입을 헤벌리고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되얏네. 아,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