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드림 렌즈 / 김서나경
드림 렌즈 / 김서나경 《하리는 조금 전 병원 카탈로그에서 본 드림 렌즈를 떠올렸다.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기 위해 색이 엷게 들어가 있는 렌즈들이 예뻤다. 예쁜 렌즈를 끼면 예쁜 것만 보일 것 같았다. 드림 렌즈라는 거, 해 보고 싶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엄마가 하리를 보며 말했다. “하리야, 인상을 왜 그렇게 써.” “내가 언제?” “눈이 안 좋아?” 하리는 멀뚱히 눈만 깜박거렸다. 갑자기 앞이 잘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대답을 기다리는 듯 하리를 바라보았다. 하리는 망설이다 습관처럼 말했다. “괜찮아.” 엄마가 하리를 계속 보았다. 하리의 말이 진짜인지 알아보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하리야, 엄마랑 내일 병원 가자. 가서, 시력검사 해 보자.” 아빠가 지방으로 전근 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