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 / 김수온
( ) / 김수온 동생이 실종된 뒤로 괄호는 수시로 발견되었다. 그것은 발뒤꿈치에서 으깨지기도 하고, 식탁 위로 튀어 올라 입을 벌리기도 했다. 시계추와 함께 흔들거렸고 가만히 방안의 먼지를 받아내기도 했다. 가끔 햇빛이 드는 창가에 누워 양팔을 휘저었다. 낯선 이의 목소리에 울상 짓고 하염없이 떠는 건 이제는 내게 익숙했다. 장마가 시작되던 날엔 처마에 매달려 비를 그었다. 그러다 날아든 새에게 쪼이곤 다시 집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축축이 젖은 채로 집안에 흘러 다닐 때면 애처롭기보단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어디론가 증발해버릴 것만 같았으니. 괄호는 여러 형태를 가졌다. 허공과 허공 사이에 그악스럽게 들어앉아 있다가도 어느새 공기 중으로 풀려 들어가 고요하게 남겨질 때도 있었다. 가끔 누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