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평화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집 / 성민선
집 / 성민선 처음 도서관에 간 것은 남편이 해외건설 수주를 위해 출장을 떠났을 때였다. 마침 아이들도 방학을 맞아 어학연수를 떠났으므로 나는 모처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집에 혼자 있기가 무료해 무작정 집을 나온 날, 단지 앞 버스 정류장에 도서관이라고 로고가 찍힌 하얀 버스가 보였다. 늦은 밤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고 서 있던 모습이 떠올라 나는 덥석 차에 올랐다. 구경삼아 간 그곳엔 오전 열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들이거나 아직 이른 나이에 직장을 잃은 사람들처럼 보였다. 간간이 들려오는 기침 소리와 위장기능이 약해져 자꾸 트림을 하는 소리, 부스럭거리며 신문을 넘기거나 크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까지 때로 그곳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