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파미르 모자

category 수집광(狅) 2014. 9.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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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파미르 모자


  여행을 하다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예술품에 눈이 간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나의 경우, 예술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15년째 화폐 수집을 하고 있고, 여행할 때마다 시장을 꼭 방문하는 것 같다. 


  작년, 중앙아시아 여행에서 나는 많은 예술품, 기념품들을 사왔다. 사람들 눈에는 기념품으로 보이겠지만, 분명 나는 예술품을 사왔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이곳에서 구입한 모자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타지키스탄의 동쪽은 모두 고산이다. 파미르 고원은 높게는 해발 7,000미터가 넘는 곳도 있다. 차를 타고 파미르 하이웨이를 즐길 수 있는 최대높이는 내가 알기로는 4,600미터이다.나는 파미르 하이웨이를 즐겼고, 파미르 최대 관문도시인 호루그에 도착했다.


  호루그는 인구 3만명이 사는 꽤 큰 도시이다.파미르 하이웨이를 즐기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들려 여행에 필요한 용품을 준비하거나 배낭을 한 번 점검해야한다. 우리는 키르기스스탄 국경을 넘어 왔기 때문에 파미르 하이웨이의 관문 도시인 호루그를 파미르 하이웨이의 종착점으로 방문했다.



  파미르 사람들은 특이하게 생긴 모자를 하나씩 쓰고 다녔는데 색이 너무 예뻤다.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분명 내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할 예술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장에서 구입하려고 가격을 물어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관광객이라고 비싸게 파는 줄 알았는데 알아보니 현지인과 똑같은 가격에 팔고 있었다. 시장에서 발견한 모자를 몇 번 쓰고 벗었다를 반복하며, 가격흥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국 비싼 가격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여행지로 타지키스탄의 수도 듀산베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저렴하게 모자를 구입하면 되겠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듀산베에 도착하고 나서는 후회를 했다. 도저히 파미르 모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겨우 기념품을 팔고 있는 상점을 찾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다. 수도에서 파미르 모자는 비싸면 비쌌지 저렴하진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타지키스탄의 마지막 여행지인 후잔드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꼭 모자를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장 곳곳을 다녔다. 다행히 모자를 팔고 있는 상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내가 호루그에서 본 모자가 아니었다. 단순해보였고, 이미테이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내가 발견한 빨간 모자는 역시 기계로 만든 거였다. 내가 찾는 파미르 모자는 자수가 있는 예쁜 모자였다그 순간 상점주인아저씨가 모자를 한 개 들고 왔다새건 아니고 사용한 건데두 개 합쳐서 싸게 팔겠다며 말을 걸어온 것이다초록색 모자는 겉은 멀쩡했지만모자 안에는 땀으로 인한 얼룩이 몇 개 보였다하지만 모자 상태도 괜찮고무엇보다 냄새가 나지 않았다가장 큰 이유는 다음 여행지가 우즈베키스탄이기 때문에 이 모자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기분 좋게 파미르 모자 두 개를 구입했다. 가족들에게 보여주니 역시 반응이 썩 좋지 않다. 그래도 가끔 우리 집에 온 손님들이 파미르 모자를 보면 예쁘다면서 부러운 눈빛을 보내곤 한다. 그럴 때마다 뿌듯한 생각이 든다.


  파미르 모자는 한국에선 절대 구할 수 없다. 내가 알기로는 다문화 관련 쇼핑몰에선 각국의 전통의상, 기념품 등을 팔고 있는데 이 모자는 보이지 않았다. 초록색 모자의 경우, 직접 자수를 놓은 부분이 있어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모자의 사이즈는 많이 작은 편이다. 파미르 사람들의 머리 크기가 대부분 작은 걸까? 내 머리엔 모자가 너무 작았다. 나중에 조카나 자식에게 한 번 씌워봐야지. 그때까지는 잘 간직하고 있어야겠다.


파미르 모자를 쓰고 있는 현지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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