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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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춤
멀리 있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나와 함께 걷는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뛰기 싫었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의 변명이었고,
봄날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한 청년의 변명이었다.
신호등은 이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차들이 달릴 차례다.
거침없이 달리는 차들을 따라
다시 신호등 뒤에 핀 벚꽃에 시선이 간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는
한 번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라고
인간이 만든 익숙한 발명품과
말없는 자연은 속삭인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
나른한 오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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