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category 청춘이야기 2015. 4. 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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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춤

 

멀리 있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나와 함께 걷는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뛰기 싫었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의 변명이었고,

봄날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한 청년의 변명이었다.

 

신호등은 이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차들이 달릴 차례다.

거침없이 달리는 차들을 따라

다시 신호등 뒤에 핀 벚꽃에 시선이 간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는

한 번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라고

 

인간이 만든 익숙한 발명품과

말없는 자연은 속삭인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

나른한 오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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