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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나무 / 문근영

 

  땔감도 되고

  팽이도 되고

  빨랫방망이도 되고

  대들보도 되고

  배도 되고

 

  썩은 후엔 

  거름이 되는 나무 


  그런 나무도 

  흑심을 품는구나 


  연필이 되기 위해서




  <당선소감>


  시인의 길,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


  제주도여행 중이었다. 눈높이아동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 남편과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휴대폰을 열어보니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와 있었다. 

  휴대폰에 찍힌 번호로 전화했더니 부산일보에서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고 했다.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전날 받은 눈높이아동문학상의 기쁨과 영광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이렇게 큰 상을 다시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생 시인으로 살면서 시를 사유하고 쓰라는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김규학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배움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게 되어 기쁘다. 

  끝으로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 부산일보사에 큰절 올리며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쉼 없이 정진하겠다.


  ● 1963년 대구 출생, 효성여대 졸. 
  ● 2015년 열린시학 신인문학상, 2016년 눈높이아동문학상 수상.
 

  <심사평>


  뛰어난 발상과 깊은 사고 높이 평가


  아동문학 작품을 심사하다 보면 아직도 쉽게만 쓰면 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작가 지망생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구태의연한 옛이야기, 낯간지러운 유아적 발상과 표현 등이 그것이다. 아동문학이란 문학의 본질을 바탕으로 하면서 동심을 주체로 하는 문학이다. 어른이 어린이들을 위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어린이에 대한 원초적 사랑이 전제되어야 함을 알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동시 '나무','삽','햇살 버스'와 동화 '도서관의 글자 도둑','묵찌권 쓰는 아이','이태리 악어가죽 핸드백을 아시나요' 이상 6편이었다. 동시는 3편 모두 완성도가 높고, 동심의 예리함이 돋보여 고심이 깊었다. 

  최종적으로 '나무'를 당선작으로 결정한 것은 뛰어난 발상과 깊은 사고를 높이 산 결과였다. '삽', '햇살 버스' 2편도 매우 아까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동화 '도서관의 글자 도둑'은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발상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 문제를 색다른 시각으로 다룬 '묵찌권 쓰는 아이'와 사회문제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태리 악어가죽 핸드백을 아시나요'를 제쳤지만, 동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탈락하고 말았다.


심사위원 : 배익천, 공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