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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집 속의 집 / 김명희

 

  -할머니

  저기 천장에 거미집 있어요.

  내가 걷을까요?


  -놔둬라, 외딴 집에

  거미집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할머니 집엔

  개집, 닭집, 토끼집이 있잖아요.


  -그려! 그려!

  집 속에 집들이 아주 많은데,

  모르고 살았구나.


  -할머니 집은

  절대 외딴 집이 아니라고요.

  내가 큰소리로 말하자,


  빙그레 웃는

  할머니 얼굴에 걸려 있는

  거미집 한 채.



  <당선소감>


  동심 이해하고 보듬는 글 쓰고파


  당선이라는 말에 왈칵 눈물이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습작을 하다가 광주교육대학원 아동문학교육과를 들어가서야 본격적으로 동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동문학의 길을 가게 해준 이성자 교수님, 시를 알게 해준 전원범 교수님, 화요일 스터디 솔빛 문우들과 우송, 명금문학회동인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동문학을 하면서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고,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어 늘 감사했습니다. 보듬는 문학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 경북 경주 生

  ● 광주교육대학원 아동문학교육과 졸업

 

  <심사평>


  무거운 물음에 따스하게 답한 작품


  올해도 예비 작가들의 뜨거운 동시 사랑을 1,300편이 넘는 응모작이 보여줬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 중 끝까지 겨룬 최혜림의 `어금니' 외 9편은 이면에 있는 가치를 보여줘 내공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의견이었다. 김명희의 `집 속의 집' 외 4편은 익숙한 대상과 공간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품이다. 당선작 `집 속의 집'은 무엇보다 `혼자 사는 노인'이라는 무거운 사회적 물음에 `할머니 얼굴에 걸려있는 거미집 한 채를 볼 줄 아는 따듯한 시선'이라고 답하는 동시라는 점을 높이 샀다.


심사위원 : 이창건, 이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