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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꽃기린 / 유백순

  “으앙~”

  서호가 내 가시에 찔리고 말았다. 작은 손가락에 빨간 피가 쑥 올라왔다.

“아이쿠, 이를 어째. 얼마나 아리고 아플꼬?”

  깜짝 놀란 할머니는 서호 손가락을 후후 불어댔다. 

“저 화분, 진즉에 내 놓으라고 했잖아요!” 어찌나 할아버지를 무섭게 흘겨보는지 할머니 눈은 가자미눈이 되어버렸다. 할아버지는 난처한 표정으로 귀만 만지작거리더니, 나를 불끈 들고 뚜벅뚜벅 현관으로 향했다.

“안 돼. 내 꽃기린이야!”

  서정이가 달려와 두 팔을 벌려 할아버지를 가로막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서정이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댔다. 

“서호 손가락 피 나는 것 좀 봐라!”

  발끈한 할머니의 침이 여기저기로 튀었다. 

“서정아, 오늘만 내 놓자.”

 “거짓말이야. 이대로 버릴 거잖아.”

  할아버지의 말에 서정이는 절대지지 않겠다는 듯 바득바득 소릴 질렀다.

“서정이도 이제 새 엄마한테 마음 붙일 때도 됐어요. 어서 내 놔요!”

  할머니도 이번에는 절대 양보할 마음이 없어보였다.

“싫어. 싫단 말이야. 우리 엄마 거야!”

  서정이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서정이를 안고 방에 들어가 달래느라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할아버지가 약속할게. 서호 가면 꼭 데리고 들어온다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어도 서정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지친 할아버지는 서정이 방문을 닫고 나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날, 나는 엘리베이터에 실려 밖으로 쫓겨나고 만 것이다.

“여기가 좋겠다.”

  할아버지는 아파트 화단에 나를 내려놓고 들어갔다. 갑자기 화단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어찌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한참 후에, 서정이는 손에 작은 팻말을 들고 내려왔다. 

 [‘꽃기린 주인은 1002호 이서정입니다. 절대 가져가면 안돼요.]

  팻말을 척 꽂아두고 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왜 서호 손가락은 찔러 가지고…….”

 ‘그건, 그냥 사고였어. 그런 일 아니어도 쫓겨났을지 몰라.’

 “잠깐만이야. 걱정하지 마!”

  서정이는 내 몸을 담고 있는 빨간 화분을 만지작거렸다.

‘아빠 왔을 때, 아빠랑 많이 놀아.’

 “아빠는 새 엄마랑 새 동생만 예뻐하잖아.”

 ‘네가 아빠 엄청 보고 싶었다고 말해야지.’

 “싫어. 아빠는 바보야. 꼭 말로 해야 알아?”

  서정이는 내 앞에서 한참을 종알거렸다. 맨날 아빠 보고 싶다는 말을 하지나 말든지.

“너,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니?”

  언제 나왔는지 서정이 아빠가 다가왔다. 서정이는 아빠를 보더니 이내 입을 꼭 다물어버렸다. 저렇게 입을 다물고 있다가 아빠랑 더 멀어질까 걱정이다.

“어서 들어가자. 밥 먹게.”

  아빠는 서정이 손을 꼭 잡고 들어갔다.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갸웃거리면서…….

‘아, 추워.’

  나는 밤이 깊어지자 따뜻한 집에 들어가서 곤히 자고 싶었다. 찬 기운에 가시가 저절로 세워졌다. 눈을 꼭 감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온 몸을 웅크리고 있었더니 잠이 들었다. 새벽녘이 되어 축축한 기운에 잠이 깼다.

‘이게 뭐지?’

  혀를 내밀어 맛을 보았더니 달큼했다.

‘이게 서정이가 읽어준 책에서 나온 이슬인가?’

  아침 이슬을 마시고, 햇살이 밝아오자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사람들은 서둘러 일터로 가느라 바빴다.

  학교 가는 아이들 틈에 서정이가 나타났다. 

“어젯밤에 잘 잤어?”

 ‘너는?’

  나는 하품이 계속 나왔다. 서정이는 할 말이 있는지 학교 갈 생각도 안하고 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왜?’

 “그냥.”

  서정이는 언제나처럼 가만히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엄마, 보고 싶다.”

 ‘어, 엄마?’   서정이가 엄마 얘기를 꺼낼 때는 정말 많이 슬프다는 거다. 서정이는 일어나서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그대로 터벅터벅 학교로 갔다. 서정이 엄마는 베란다에 여러 가지 꽃들을 키웠다. 서정이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 버리고 꽃들도 하나, 둘 시들어버리더니 나만 남은 것이다.

  오후가 되자 검은 먹구름이 잔뜩 몰려왔다. 휘휘 바람이 몰아치더니 후두둑 밤새도록 내렸다. 쏟아 부은 비 때문에 흙이 패여 발도 반쯤 나와 버렸다. 빨리 햇빛이 비춰주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서호 손을 잡고 나왔다. 아장아장 걷는 서호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누나 꽃!”

  서호가 내 쪽으로 오더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맞다. 서정이 누나 꽃이구나!” 

  아빠는 서호 말에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리고 생각이 많아진 듯 한참동안 나를 바라보았다.

“어젯밤에 비 많이 맞았지? 여기가 햇볕이 잘 들 거다.”

  그러고는 나를 불끈 들어 햇빛이 잘 비칠 곳으로 옮겨주고 서호 손을 잡고 갔다.

  언제 왔는지, 서정이도 어디서 챙겨왔는지 꽃삽을 가지고 왔다. 그 작은 손으로 서둘러 내 발에 흙을 덮어주었다. 양말을 신은 것처럼, 신발을 신은 것처럼 따뜻해졌다.

“오늘 서호 간대. 오후엔 집에 들어가자!”

  서정이는 뭐가 그리 바쁜지 전처럼 종알거리지도 않고 들어가 버렸다. 발이 따뜻해서 고맙다는 내 마음을 표현하기도 전에.

  서호 간다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주차장까지 내려와 배웅했다.

“서호 잘 돌봐야 한다.”

  할머니는 새엄마에게 당부했다. 

“저희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서호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차가 아파트를 완전히 빠져나가자 할머니가 엘리베이터 입구로 들어갔다. 할아버지도 ‘에헴’ 헛기침을 하며 할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하, 할아버지. 저 데리고 들어가야죠.’

  나는 다급하게 할아버지를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언제쯤 할아버지가 데리러 올까 라인 입구 쪽으로 고개가 자꾸 돌아갔다. 

‘이러다가 영영 집에 못 들어가지는 않겠지?’

  불안한 마음에 빨간 꽃잎을 툭 떨어뜨렸다. 

  학교 갔다 오는 서정이는 나를 보자마자 물었다.

“서호, 아직 안 갔어?”

 ‘갔어.’

 “그런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

 “…….”

  서정이는 쿵쿵쿵 집에 들어갔다. 서정이가 금방이라도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내려올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혼자 내려왔다.

‘나 언제 집에 들어가?’

  서정이는 대답도 안하고 있다가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꽃기린, 이대로 여기에서 살 수 있어?”

  한참 만에 서정이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이대로 영영 버려질 것 같았다.

‘뭐? 안 돼. 집에 들어갈 거야.’

 “할머니 눈치 안 봐도 되고 좋잖아.”

 ‘싫어. 밤에는 추워서 잠도 안 온단 말이야.’

 “내가 옆에 있을게.”

 ‘정말? 그래도 너는 안 돼. 감기 걸린다고.’

  나 때문에 서정이까지 밖에 있게 할 수는 없었다. 서정이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 때,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여기 있었구나! 누구랑 이야기 한 거야? 그렇지 않아도 아빠가 너 혼잣말 한다고 걱정하더라.”

 “할아버지! 왜 약속 안 지켜? 서호만 가면 꽃기린 다시 데려간다고 했잖아.”

  서정이는 할아버지한테 마구 소리쳤다. 그럴 땐 할머니랑 똑 닮았다. “오늘 하루만 더 여기에 두자.”

 “할아버지는 내일도, 모레도 안 될 거잖아!”

 “내일도 할아버지가 약속 안 지키면, 서정이가 데리고 들어가도 돼!”

 “정말이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정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대로 계속 집에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가시는 내 자존심이었다. 가시가 날카롭고 힘이 강할수록 믿고 빨간 꽃을 피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필요 없다.

‘톡. 톡. 톡~’

  나는 힘을 빼고 가시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서정이가 흔들리는 이빨을 뺄 때처럼 가시는 아프게 떨어져나갔다. 

  할아버지가 약속한 내일이 와도 나는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날이 얼마나 지났을까 서정이가 다가왔다.

“꽃기린, 많이 추웠지?”

  서정이의 목소리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꽃도 떨어지고, 가시도 별로 없네.”

 ‘가시를 버려야 집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때, 서정이의 눈에서 눈물이 똑 떨어졌다. 

“집에 가자. 다시 가시를 세워. 꽃도 피우고.”

  서정이는 입술에 힘을 꼭 주고 말했다. 그러고는 가져온 보자기를 깔고 나를 끌어 올렸다. 겨우 보자기 끝에 올리더니 힘껏 잡아당겼다. 

“어? 어!”

  나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깜짝 놀라 남아있던 가시가 삐죽 올라왔다.

“서정아, 거기서 뭐해?”

  거짓말쟁이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할아버지가 내 꽃기린 버렸잖아. 내가 데려갈 거야!”

 “어린 것이 오죽 마음 붙일 곳이 없었으면….”

  할아버지는 혀를 끌끌 차며 서정이를 꼭 보듬어 안아주었다. 서정이를 한쪽으로 비켜서게 하고 서둘러 나를 엘리베이터에 태워 집으로 데려갔다. 

“그 가시를 기어이 다시 데려왔소?”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쏘아붙이면서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내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꽃삽을 가져와 내 발도 잘 덮어 토닥여주었다. 그런 할머니를 보니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휴~ 도대체 얼마만이야?’

  집에 들어온 것이 꿈만 같았다. 서정이가 있는 집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싱글벙글 서정이 얼굴이 환해졌다.

“아빠한테 전화 왔어. 내 방을 예쁘게 꾸며 줄 거래.”

  서정이가 내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정말? 아빠랑 살게 된 거야?’

  나는 너무 기뻤다.

“너랑 같이 가면 좋은데 서호 때문에 안 된대. 그 대신 맨날 보러 올 거야.”

  이렇게 기분 좋은 서정이의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네 꽃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우리 엄마도 네 빨간색 엄청 좋아했는데.”

  서정이는 티슈에 물을 묻혀와 나를 품은 화분을 닦아주었다.

‘아빠 집에 가도 나 보러 올 거지?’

 “당연하지!”

  서정이가 양 손을 턱에 받치고 환히 웃었다. 

‘보고 싶을 땐 언제든 와도 돼. 내가 항상 기다리고 있을게.’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나를 바라보는 서정이, 가시만 없다면 꼭 안아 주고 싶었다.


  <당선소감>



   "글 쓰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다독거렸다"

  우리네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 건 어느 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저도 선생님처럼 글을 쓰고 싶어요.”

  방과후 학교 논술부 선생님께 내뱉은 이 한마디에 그 선생님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셨다. 겁 없이 이 길에 들어선 지 10년이 다 된 오늘, 마침내 당선이라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그동안 동화를 쓰고 있다고 해도 수상실적이나 출간 도서가 없어서 쟁쟁한 작가들 틈에서 위축될 때가 있었다. 상을 받지 않아도, 책을 내지 못해도, 동인들을 만나 동화를 이야기 하고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행복하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지냈다.

  동인들의 수상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출판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너무 부러웠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간절히 갖고 싶었던 수상소식, 내 책을 이제 가질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한 마음이다.

  이제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마음껏 글을 써 보라는 듯 상을 마련해주신 광남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작년 여름, 우리 집 베란다에서 살고 있는 화분들을 모두 내보냈다. 보기에 괜찮은 것은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고, 볼품없는 것은 아파트 화단에 심어주었다. 오면서 가면서 늘 그 꽃들을 들여다보고 뿌리가 잘 내리도록 꼭꼭 밟아주기를 여러 번, 다행히 집에 있을 때보다 더 잘 지내는 것 같아 안심되기도 하고, 그동안 내 욕심으로 아파트에 가두어 키운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아파트 화단에 심어둔 빨간 꽃기린을 보며, 꽃기린의 뾰족한 가시처럼 까칠했던 아이가 생각났다. 아빠가 결혼하고 새 엄마가 생겼지만 여전히 할머니랑 살던 아이, 때때로 친구들과 다툼으로 목소리가 커지고 얼굴이 붉어졌던 아이, 누구에게나 사랑받기에 넘치도록 예쁘고 재주 많던 아이, 그 아이가 사랑을 듬뿍 받고 친구들과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동화를 썼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우리 집은 장성댐이 만들어지면서 단풍이 아름다운 고장 내장사가 있는 정읍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장성에 대한 기억은 너무 어릴 때였고, 남아있는 사진도 없어서 희미하다.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가 늘 그리워했던 고향, 장성댐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꼭 써 보고 싶다.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오래 읽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 이 날을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 광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교육’ 전공 
  ● 이성자 문예창작 연구소 ‘솔숲’동인 
  ● 2018년 제21회 공무원대전 동시 ‘국화꽃 중앙선’ 수상


  <심사평>

  "작품 짜임새·설계, 인과 관계 통해 자연스러워

  많은 작품들을 읽는 동안 와! 이것이다 하는 동화가 눈에 뜨이질 않았다. 이번 응모작들의 소재는 집에서 가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요양원의 배경들이 자주 등장했다.

  읽어가면서 이것은 누구를 위한 글인가? 즉 동화의 주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공감이 가는가? 재미도 있고 감동적인가? 이야기의 인과 관계 설정은 잘 되어 있는가? 등에 관심을 뒀다.

  예심을 거친 후 마지막 본심에 오른 작품은 ‘마스크 한 장’, ‘나비와 삼겹살’, ‘구슬동자’, ‘꽃기린’이었다.

  ‘마스크 한 장’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살아가는 흔한 이야기다. 글을 읽다 보면 감동도 주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훔친 설득력이 약하게 느껴졌다. 

  ‘나비와 삼겹살’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그렸다. 그런데 맨 끝 부분이 애매하다. 옥상에서 애처롭게 우는 고양이 나비를 두고 삼겹살을 좀 구워 먹겠다는 엄마의 말에 왜 삼겹살을 구워 먹지? 하고 독자들은 궁금해질 것이다. 더구나 작품 제목도 ‘나비와 삼겹살’이어서 삼겹살과 고양이에게 얽혀 있는 필연적인 사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구슬동자’는 소재가 흥미로웠다. 무속의 세계를 소재로 쓴 동화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목에 방울만한 구슬을 주렁주렁 달고 구슬로 점을 치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사람의 소원을 들어 준 구슬로 인해 아들과 아빠의 재회 장면이 나오는데 갑자기 비약이 되어 거부감을 줬다.

  ‘꽃기린’은 꽃 기린이 의인화되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엄마의 추억이고 사랑의 상징인 꽃기린. 그는 화분에 살고 있지만 서정이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다. 가시가 달린 그 꽃은 바로 그 가시 때문에 사건의 발단을 만든다. 작품의 짜임새와 설계가 인과 관계를 통해 억지스럽지가 않았다.

  네 작품 중에서 가장 무난하고 흠이 없는 ‘꽃기린’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사람들의 일상엔 누구나 가시 같은 갈등이 있다. 하지만 그걸 지혜롭게 극복해내는 것이 결국 우리들의 의미있는 삶이 아니겠느냐고. 

  살아가는 의미를 깨우쳐 주는 동화라면 감동도 함께 줄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 : 김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