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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4일.

아라바예바 대학에서 한국어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매년 있는 행사이기도 한 말하기대회는 올해 11회나 된 역사가 있는 대회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나로써는 이 행사는 매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우리 학교에서도 한 학생이 참가를 했고, 짧은 시간동안 지도를 해주었다.

한국어말하기대회, 그 현장으로 GO ~ 



아라바예바 대학 간판이다.

하지만 이 간판 어디에도 한국어말하기대회를 한다는 현수막이나 문구를 찾아볼 수가 없다.

매년마다 있는 큰행사라면 대형현수막이나 한국어말하기대회를 한다는 표지판 제작을 해뒀으면 좋았을걸.

결국 나와 학생은 헤맸다.

대강당이 어디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지도한 학생이다.

고려인이기도 한 그녀는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어를 사랑하는 학생이다.



묻고 물어서 드디어 대회가 열리는 대강당에 입장했다.

오전 8시 40분쯤이었다.

대회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왜 이런 큰행사에 안내를 하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을까.

행사가 다 끝나고 나오면서 나는 그 문구를 발견했다.

언제 붙여졌는진 모르겠지만,

9시가 넘어 오신 선생님께서도 그 문구를 못봤다고 한다.



강당에는 굉장히 큰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대회분위기가 난다.



한복을 입은 색시의 그림과 한국의 옛 건물도 보기 좋다.



무대 준비도 괜찮았다. 

깔끔하고, 필요없이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흰 종이에 빔을 쏘니 참 보기좋았다.

어느 학교의 누가 발표하는지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시작을 안한다.

분명 한국어교수협회에서 받은 메일로는 9시에 시작이었다.

그래서 학생과 나는 일찍왔다.

하지만 행사진행순서를 보니 9시 30분에 시작이었다.

왜 이런 사실을 각 대학 선생님께 통보하지 못한걸까?

처음부터 나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일찍 온 학생에게 미안함마저 느꼈다.

접수를 마치고, 발표자석을 기웃거릴 때,

한 선생님이 나에게 발표자냐고 묻는다.

"저기요. 저 선생님입니다!!!!!!!!"

아무리 내가 현지인이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초면도 아닌데 기억을 못하셨다.



9시 40분쯤 되서야 행사가 진행됬다.

30분에 시작한다는 행사가 늦춰진 이유는...

주요 귀빈들 때문이었다.

나이가 많고, 예의범절이 투철하신 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대사님이건, 주요 귀빈들이건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말씀하실거다.

하지만 질풍노도의 청춘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상황은 ? ...

대사님과 주요 귀빈들 대다수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었다.

사회를 맡은 사람이라면

(귀빈분들이 10분정도 늦으신다고 합니다. 10분 후에 행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정답일테고,

늦은 사람이라면

(길이 막혀(이유) 늦었습니다. 기다리게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어느 그 누구도 위와 같은 말씀들을 하시지 않았다.

나만 불평을 한 건 아니었다.

뒤쪽에서 들리는 불평불만들이 내 귓가에 들렸다.

그분들도 나처럼 면전에 대놓고 아무말도 못했을 뿐, 불만은 불만이었다.

그리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데

키르키스스탄의 국가와 한국의 국가를 중간에 끊은 헤프닝이 발생했다.

애국가는 1절도 채 마치지 못하고 말이다.



사회를 맡은 아라바예바 학생들이다.

전체적으로 사회를 잘 본 것 같았다.



아라바예바 총장이다.



주 키르기스스탄 대사님이시다.

평소 이 분의 이웃집 같은 이미지가 참 좋았다.






고려인협회 회장님이시다.

이 분은 엄청 일찍 오셔서 행사를 기다리셨다.

아마 귀빈들 중 유일하게 일찍 오신 분일 것이다.



이번 말하기대회에 참가한 20명의 학생들이다.

그들의 모습은 차차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다.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어를 사랑하는 학생들이 있기에

이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