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고양이 기분 / 임미다
고양이 기분 / 임미다 우리집 고양이 이름을 ‘기분’으로 지어줬어. 길에서 절뚝이던 아이가 다 나아 쌩쌩해졌을 때 기분이 무척 좋았거든. -기분이 뭐 해? : 자고 있어. -기분이 잘 먹어? : 한 그릇 다 먹었어. 우리 식구는 전보다 전화를 자주 해. 멀리 사시는 할머니도 낮에는 바빠서 통화 못 하던 아빠까지도 몇 번씩 전화를 한다니까. -기분이 뭐 해? : 배 내놓고 누워있어. -똥은 잘 치웠어? : 당연하지. -기분이 어때? : 신났나 봐, 막 뛰어다녀. -아니, 네 기분은 어떠냐구! : 응? 으응? 누군가 내 기분을 물어주다니! 말랑하고 부드럽고 살랑거리는 내 기분은 마치 고양이 같아. 좋은 언어로 아이들에게 세상을 전달하고 싶어요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심장이 뜨겁게 뛰면서도 놀란 덕분인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