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빈 화분 / 박소정
빈 화분 / 박소정 이제 창가에 남아 있는 화분은 몇 개 없었다. 그 중에 제대로 꽃이나 이파리 비슷한 것이라도 피워 올린 것은 한 두 개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반 아이들의 관심에서는 완전히 지워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매주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의 관심이 떠난 화분들이 어떻게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지. 나 빼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아침에 와서 일주일에 한 번은 화분에 물을 줘야 했다. 어쩌다가 걸린 미화부장이라는, 말이 부장이지 한 학기 내내 주번인 것과 다름없는 이 감투 때문에 말이다. 가끔 고개를 돌리다 눈을 마주치게 되는 이 화분들처럼, 선생님이 미화부장을 부르면 아이들은 내가 이 반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억해내는 것 같다. 처음에는 교실 비품을 관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