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29회 시와사상 신인상 시부문 당선작] 김필아
■ 어느 가능성 외 4편 어느 가능성 돌을 들춰요 주로 돌 밑이거나 어느 틈 사이 나는 돌을 들춰야 하고들춘 돌에서 C장조를 찾아 애인에게 줄 거예요애인은 속눈썹을 깜박거려요애인의 속눈썹을 들추면 푸른 밀림이 거기에 있지요음, 아름다운 사랑이네요 라고 말했나요날이 화창해서 잘 어울린다고 말했나요 나는 돌을 들추기 위해 윗돌을 들춰요 음표를 들춰보니 음표 사이로 플라밍고가 핑크빛으로 일어요 나는 돌을 들춰야 하고, 또 나는 어느 돌 밑 보물을 찾는 사람처럼 기대해야 해요 당신 꿈을 들추고 꽃을 들추고 물방울을 들춰요. 계절병처럼 찾아오는, 아직 찾지 못한, 원래부터 있던 쓰르라미가 작은 바람같이 우는 소리를 들춰봐요길가의 쓰레기통 담장 밑이거나 어느 숲, 나무 구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병인을 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