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인수첩 신인상 당선작] 조미희 김태우
십이월 외 4편 조미희 산동네를 잘라 색종이를 만들었다가장 화려한 십이월의 누더기가 천장에서 달이 되어 흔들렸다세 개의 계절은 늘 빠르게 지나갔다우리는 겨울에서 오래도록 연체되었다 숫자들의 악랄한 소진 법,챙긴 것들이 없다고앙상한 숲의 간격들을 내보이지만겨울은 챙기지 않고는tkdk지나갈 수 없는 계절 잡목 숲은 오감을 잃은나목들이 피부로만 숨을 쉬었다 십이월은 나무들만 추운 게 아니다입김의 계절은 아주 조금씩 무너지지만영하의 빗방울은 헐벗은 고드름을 선물 했다그것은 투명하다속이 비어 있는 것처럼푹신한 눈이 겨울에는 맞다 숲이 버리고 간 목소리를 주워 밤이면 바람의 흉내를 냈다방안의 모든 사물들이 흐느꼈다함께 흐느낀다는 건 따뜻한 이불 같다 목도리가 알알이 빛나고 있다일에서 십이까지의 숫자들을 꽁꽁 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