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외출을 벗다 / 장요원
외출을 벗다 / 장요원 한낮의 외출에서 돌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이 어둑하다탄력에서 벋어난 하반신이 의자에 걸쳐 있고허공 한쪽을 돌리면촘촘했던 어둠들, 제 몸쪽으로 달라붙는다의자의 각을 입고 있는 외출올올이 角의 면을 베꼈을 것이다이 헐렁한 停留의 한 때와 푹신함이 나는 좋다실수를 엎질렀던 재킷과몇 방울 얼룩이 튄 블라우스의 시간을 벗을 수 있는 헐렁한 집 여전히 외출들은 걸려 있거나 접혀져 있다그러고 보면 문 밖의 세상은모든 외출로 건축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빛도 식욕도 변기의 물 내리는 소리도 모두 외출에서 돌아와 있는,텅 빈 건너편이 조용히 앉아있는 의자침묵의 소요들이 모두 돌아간세간들에 달라붙는 귀가한 소음들왜 집안엔 깨어지기 쉬운 소리들만 있는 것인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저녁오늘의 바깥은 다행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