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 빗소리가 깊어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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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기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하늘은 무심하게도 비를 내립니다. 몸도 피곤하고, 기침이 심해져 일찍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뚜벅이며 걷는데 보슬비가 온 몸을 적셨습니다. 비가 오는 건 싫은데, 비를 맞고 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죠.
이어폰을 꽂은 귀에는 조금은 잔잔한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시선이 고정된 곳은 물이 고인 도로.
빗줄기가 연주하듯이 더욱 깊어져만 갑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도착한 집에서 일찍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온 마을이 고요함으로 변한 저녁. 술에 취한 어느 청년의 푸념섞인 음성이 빗소리와 함께 창틈으로 스며듭니다.
빗소리가 깊어지는 저녁, 여러 사람들의 고백을 베개 밑에 넣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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