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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식쿨에서의 휴식.

(2013년 6월 22일)



기분 좋은 날씨.





 날씨가 너무 좋았다. 

 조금 걸으니 호수가 보였다.

 저곳이 말로만 듣던 이식쿨.

 사실 2012년 겨울, 이식쿨을 가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때는 겨울이었고 물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마주하게 된 이식쿨.

 더욱 반가운 이유였다.




이식쿨 호수는 남미의 티티카카 호수 다음으로 큰 산정 호수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우주에서 보면, 호수의 모양이 마치 사람의 눈 같다고 한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이식쿨을 지구의 눈이라고 불렀단다.

 그러한 신비로움 때문일까.

 호수는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웠다.



 6월 중순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식쿨을 찾진 않았다.

 물에 들어가기는 약간 추운 날씨였다.



 우리가 방문했던 문화박물관이 보였다. 문화박물관과의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식쿨 호수의 크기는 엄청났다.

 호수의 크기가 경상남북도를 합한 정도라 하니, 그 크기가 놀랍기만 하다.



이식쿨, 좀 더 가까이.



 이식쿨은 가까이서 봐야지 더욱 매력있다.

 앞으로 다가간 친구가 발을 물에 담궜다.





 조금 더 앞으로 걸었다.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신나게 놀고 있었다.

 사람들의 수영하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신이 났다. 수영을 못하지만, 이식쿨 호수에는 몸을 담구고 싶었다.




 파라솔을 치고,

 따스한 햇빛에 몸을 내민 사람들.


 물고기를 잡겠다고

 형과 동생이 아우성인 모습.


 그 모습들 모두 정겹기만 했다.



짐 좀 부탁할게요.



 우리는 숙소에서 빠져나올 때, 작은 배낭 하나씩을 챙겼다. 수영복과 귀중품을 챙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짐들을 맡길 만한 곳이 없는 지,

 곳곳을 돌아다녔다.


 아쉽게도 우리가 짐을 맡길 만한 곳은 없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식당.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부탁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수락해 주었고,

 그 식당에 짐을 맡기고 밥을 먹었다.



  상 위에 잔뜩 음식들이 차려졌다.

  제각각의 음식들. 대부분 처음 먹어보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다.



 양고기 만두. 조금 비렸지만, 먹을 만했다.



보리밥(?)을 볶은 듯한 볶음밥이다. 고기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우리는 모든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약 3시간 동안, 물놀이를 즐겼다.

  땅콩 보트도 타고, 물속에서 장난도 쳤다.

  이때만큼은 어린 아이였다.



 우리는 짐을 찾기 전에 식당 주인 아주머니네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딜가든 한국인은 인기가 높았다.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정을 느꼈다.


 주인 아주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소년은 사진을 소장하고 싶어했다.





  이식쿨의 날씨는 오락가락 했다.

  햇빛이 비추다가도 비가 내리기도 했다.

  비 맞으며 수영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독도를 소개합니다.



 이식쿨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길 곳곳에 천막을 치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곳은 키르기스스탄 최고의 관광지.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휴양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계속 걸었다.



 길에서 마주친 청솔모는 식사 중이다.

 물놀이를 즐기니 다시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이식쿨로 향하는 입구이자, 출구이기도 한 건물이 보였다.


 우리는 이 건물을 두고, 어디에서 이식쿨을 찾아 들어간 걸까.


  웃음이 나왔다.



 비가 내렸고, 우리는 배고픔에 배를 움켜쥐고 걸었다.



 식당에서 맛있는 소고기로 만든 음식을 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보쏘(볶은) 라그만도 시켰다. 역시 느끼하고 짭쪼름한 맛이 강했다.


 그래도 배가 불렀음에 만족감을 느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우리는 독도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걸,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그래서 길 곳곳에서 독도엽서를 나눠주었다. 엽서를 주는 우리들도, 받는 현지인들도 작은 선물하나에 웃었다.




약속은 지킨다.


 피곤한지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시계는 저녁 8시를 지나 흐르고 있었다. 나는 가방에서 포토프린트기를 꺼냈다. 사진을 출력해서 선물해주기 위한 나의 깜짝 이벤트용 기계인 셈이다.


 물론 주변에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찾아 또 걷자니, 편하게 인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여러 장을 인화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9시다. 친구들과 같이 가길 원했지만, 모두들 피곤했고 지쳐있었다.


 나 혼자 가기로 했다. 외국인에게는 조금 위험하고 낯설 수도 있지만, 난 약속을 했다. 사진을 선물해주기로. 다음 날 아침 일찍 카라콜로 출발해야 되기 때문에 오늘밖에 시간이 없었다.



 어둠을 헤치고 도착한 식당에는 정리 중인 아주머니와 친척들이 있었다. 사진을 받고 매우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행복함을 느꼈다.





  가족들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었다.

  내 이메일을 적어주며, 메일을 보내주면 그 주소로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아주머니 가족을 만났다는 인증샷을 찍었다.

 친구들은 헛발걸음 했을거라 생각하고 있을테니, 이 사진을 꼭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조금 무서웠지만, 입가에는 미소게 멤돌았다.


  내가 이 가족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머니의 일을 묵묵히 도와주는 착한 소년이었다.

  열 세살 소년은 웃고 뛰어다니며 어머니의 일을 돕고 있었다.

  착한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나는 칭찬을 대신했다.


  촐폰아타에서의 마지막 날 밤.

  행복함에 잠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