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5. 퍼즐.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11.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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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의 시작은 크고 작은 퍼즐을 맞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반듯하거나 때론 삐뚠 퍼즐은 모진 세월 속 할머니의 이 만큼이나 고되다. 반듯하지 못해 미안해하는 퍼즐에게 반듯하게 맞추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을 건넨다.

 

  초점을 사물에 고정시킨다. 퍼즐의 테두리는 침식했고, 사물의 본 모습만이 공간을 채운다. 다시 퍼즐을 찾으려면 눈을 오래 감거나 눈에 묻은 노란 눈곱들을 떼어내야 한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은 쇠똥구리마냥 노란 알맹이를 이리저리 굴린다.

 

  앞과 뒤가 중요한 게 아니다. 좌우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단지 내가 바라보고 싶었던 것을 올바로 바라보고 싶었을 뿐이다. 세상은 수수께끼를 던지고, 나는 정답을 찾는다. 이것도 소소한 재미라 생각한다. 지루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퍼즐을 맞춘다.

 

  요즘 사물을 뚜렷하게 보는 버릇 때문에 퍼즐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 음식을 잘 씹지 못하며, 키보드 자판은 엉켜버렸다. 각진 것들은 모두 퍼즐을 닮았다. 일상도 퍼즐을 닮아간다. 그렇게 또 하루를 맞춰간다.

 

2014. 야구장에서 만난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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