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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엿집이 있던 자리 - 박명규



 추후...

 

 

 

 



[소설 당선소감] 박명규 "그칠 줄 모르는 어머니의 기도" 

치매를 앓기 전에 어머님은 교회에 다니셨습니다. 당시 어머님의 기도 대부분은 자식들 잘되라는 것들뿐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장남인 저에 대한 기도가 주를 이루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가 되게 해달라는 거였습니다.

그칠 줄 모르는 어머님의 그 기도는 제가 글쓰기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문득문득 어머님의 기도를 듣게 될 때면 막연하게나마 언젠가는 꼭 소설을 쓰리라 마음을 다잡곤 했습니다.

전화로 누나에게 당선 소식을 전해주던 날, 어머님은 불자인 누나를 따라 절에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거기서도 어머님은 희미하게 꺼져가는 기억력을 부여잡듯이 아들의 작가 꿈을 이루게 해달라고 빌곤하더랍니다. 교회인지 절인지 구분을 잘 못 하시는 어머님의 기도는 하나님과 부처님을 초월한 어떤 본능적인 모성애의 발로가 아니었을까요.

겨우 삼십 분의 기억력으로 지난한 삶을 버텨내시는 어머님은 이제 당신의 바람대로 소설가로 등단한 아들을 오래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금방 다 잊고는 하루에도 수십 번 되물을 겁니다. "우리 큰아들이 뭐가 됐다고 하던데?" 전 그때마다 귀까지 어두워 듣지도 못하시는 어머님의 귀에 대고 큰소리로 외칠 겁니다. "작가요, 어머니!" 

당선 소식에 저보다 더 행복해했던 가족들과 아주대 국문과 사람들, 고향 친구들, 젊은 시절 충무로에서 함께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었던 지인들, 그리고 이 소설의 처음과 마지막을 지켜본 영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으로 저의 어머님의 기도를 현실로 만들어주신 한라일보사와 심사위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

▷1966년 경기도 화성 출생 ▷아주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소설 심사평/현기영 소설가] 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여 

어떤 것이 좋은 소설일까? 남다른 소재를 남다른 발성법으로 형상화한 것이 좋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응모작들은 양적으로 풍성했음에도, 그에 상응할 만한 질적 수준의 작품들은 극히 소수였다.

우선 소재 선택에서 실패하고 있다. 소재 선택이 일상이나 평범한 사건의 테두리를 못 벗어난 경우가 너무 많다. 이야기도 평범하고 말솜씨도 평범하다. 평범한 일상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소재를 구하려는 탐구의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물론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그것에서 새로운 의미, 새로운 해석을 발견해낸다면, 남다른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심사 대상 작품으로 '상엿집이 있던 자리'와 '305호'를 뽑았는데, 둘 다 꽤 높은 질적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서 얼핏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두 작품을 다시 정독하면서, 숙고한 끝에 전자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상엿집이 있던 자리'는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야성적 성품의 두 사내가 벌이는 치열한 경쟁 모습이 볼 만한데, 특히 석기의 인물 형상화가 인상적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비록 최종 선택에서 밀리긴 했지만,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능숙하게 처리하면서 애조 띤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305호'에게도 뜨거운 격려의 말을 전한다.

어떤 것이 좋은 소설일까? 남다른 소재를 남다른 발성법으로 형상화한 것이 좋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응모작들은 양적으로 풍성했음에도, 그에 상응할 만한 질적 수준의 작품들은 극히 소수였다.

우선 소재 선택에서 실패하고 있다. 소재 선택이 일상이나 평범한 사건의 테두리를 못 벗어난 경우가 너무 많다. 이야기도 평범하고 말솜씨도 평범하다. 평범한 일상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소재를 구하려는 탐구의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물론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그것에서 새로운 의미, 새로운 해석을 발견해낸다면, 남다른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심사 대상 작품으로 '상엿집이 있던 자리'와 '305호'를 뽑았는데, 둘 다 꽤 높은 질적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서 얼핏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두 작품을 다시 정독하면서, 숙고한 끝에 전자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상엿집이 있던 자리'는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야성적 성품의 두 사내가 벌이는 치열한 경쟁 모습이 볼 만한데, 특히 석기의 인물 형상화가 인상적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비록 최종 선택에서 밀리긴 했지만,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능숙하게 처리하면서 애조 띤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305호'에게도 뜨거운 격려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