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 떨어져 있어도 우린 한 가족.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3. 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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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부천을 급하게 올라왔습니다. 전날에 마신 술 때문인지 속이 좋지 않았습니다. 누나는 저녁에 작은 외삼촌 댁에서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일찍 올라오라고 야단입니다. 터미널에 내려서 뚜벅뚜벅 누나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인지, 걷는 내내 속이 후련하기만 했습니다.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저. 이렇게 택시를 타고 작은 외삼촌 댁으로 향했습니다. 특별히 저희 집 애완동물은 아린이가 동행했습니다. 택시타고 이동하는 내내 울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품에 안겨 얌전히 있었습니다.

이미 외삼촌 댁에는 주변에 사는 친척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 틈에 앉아 밥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갈비를 뜯으며, 밥 한공기를 뚝딱 비웠습니다.

옆에선 친척들이 양주를 건넵니다. 평소 같으면 술을 피하지 않는데, 오늘만큼은 속이 좋지 않아 피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의 거절. 참다못한 어머니와 누나들은 제가 친구들과 어제 술을 많이 마셨다며 얘기를 했지만, 술을 권하는 모습은 계속되었습니다.

계속 피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몇 잔을 마셨습니다. 속이 좋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실 때만큼은 즐겁게 마셨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자리. 그리고 울리는 웃음소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언제, 어디서 이렇게 모일지 모르겠지만, 제 곁에 이렇게 소중한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