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 다른 공간에서 만난 친구들.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3. 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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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에 다니는 친구에게 호출이 왔습니다. 얼굴 한번 보자는 친구의 제안을 선뜻 수락하지 못하고 한참이 돼서야 수락했습니다. 소수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인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졌기 때문입니다.

대구에서 두 명, 부천에서 저, 이렇게 셋은 청주로 향했습니다. 버스시간으로 좀 늦은 뒤늦게 친구들과 합류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충북대로 이동했습니다. 학교 구경을 하고 싶었습니다. 친구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대학을 둘러보았습니다.

국립대학답게 시설과 크기에서 좋았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는 학교는 엄청난 오르막길이 있어 고생인데, 충북대에는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었습니다. 비교적 평지에 건물들이 아담하게 있었고, 도서관에는 금요일 저녁인데도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축구를 하는 학생들,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모두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친구를 따라 중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친구가 사주겠다는 고깃집에서 배부르게 밥을 먹고, 오락실로 이동했습니다. 오락실 노래방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곡에 백원, 한시간에 천원. 정말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목이 터지라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동한 곳은 조용한 술집.

공간은 다르지만 친구들과 저는 모두 같은 고민 속에 사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조금 더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자 노력했는데, 현실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나 봅니다. 친구의 자취방에서 이어지는 술잔치에 즐겁기만 했습니다.

사람들이 만나서 늘 좋은 얘기는 할 수 없겠지만, 모처럼 친근한 공간 속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