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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 출발을 앞두고.


떠난다.


많이 떠나고 싶었다.

사람마다 떠나는 데에는 제각각의 이유가 있다.


나는 왜 떠나고 싶은 걸까?

        왜 떠나야만 하는 걸까?


김동리의 소설 '역마'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일까.

자꾸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인연을 찾아다닌다.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떠나고 정착하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익숙해지고 낯설어지고,

......

무한한 반복 속에서 나를 만나고 싶었다.


정답을 찾기 보다는

과정을 배우고 싶었고,

만점 짜리 답안지보다는

빽빽하게 채워진 답안지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떠났다.

사람들이 가장 낯설어하는 곳.


중앙아시아로...


  나는 첫 여행지로 키르기스스탄을 택했다.


  키르기스스탄에 1년 동안 살았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고, 아름다운 키르기스스탄의 풍경과 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기 때문이다.


  낯설음에서 낯익음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제 다시 낯설음을 향해 달려나가야 했다. 혼자보다는 둘이 좋다는 생각을 했고, 둘보다는 셋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친구들이 키르기스스탄으로 왔다. 제각각의 목표와 꿈들을 가지고. 나는 흥분했고, 그들도 매우 흥분해 있었다.



   내가 머물던 자취방에서 짐들을 챙겼다. 꽤 지저분한 방이 되어버린 방을 보니, 떠날 때가 가까워짐을 느낀다. 떠남은 지저분함과 동행하는 것 같다. 나도 기분이 꿀꿀할 때마다 여행을 간다. 어떤 지저분한 감정들과 함께.


  혼자 도전하기에는 조금은 두려운 여행이지만,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용기가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혼자가 되겠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홀로 서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안녕, 슬라비안 대학교 친구들.



  나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위치한, 슬라비안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2012년 8월에 출국했으니, 거의 1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친 셈이다. 부족한 선생님을 열심히 따라와준 고마운 친구들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수도 비슈케크에서만 오래 머물렀다. 낯설음에 대항할 생각도 대처할 방법도 없었다. 주어진 환경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자 했다. 그래서 더 소심하고 무뚝뚝한 한국인 선생님이었다.


  학생들은 내게 늘 장난을 쳤다. 그래서 정이 더욱 들었고, 선생님과 제자 사이보다는 친구에 가까웠다. 나는 키르기스스탄을 떠날 때까지 학생들을 떠올릴 것 같다.


  싸이와 함께하는 '독도 여행'



  이번 여행에 있어 독특한 테마를 만들고 싶었다. 남들이 쉽게 하는 주제보다는 특별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떠올린 '독도 프로젝트'.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고맙게도 모교에서 후원금을 모아주었고, 그 돈으로 엽서와 티셔츠를 주문했다. 1,000장의 독도 엽서가 중앙아시아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만 같다. 그래서 또 다시 흥분했다.


  하지만, 아직 사회주의 분위기가 조금은 남아있는 중앙아시아에서는 모든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걱정과 기대가 섞이면서, 나는 수도 비슈케크에서의 마지막 밤을 준비했다.



6/20 : 비슈케크에서 코츠코르(도시명)로 출발. 코츠코르에서 송쿨(호수) 이동.
6/21 : 송쿨에서 코츠코르로 이동, 식사 후 촐폰아타(이식쿨 있는 도시) 이동.
6/22 : 이식쿨 관광
6/23 : 카라콜(도시명) 이동 및 관광
6/24 : 카라콜 악산(산이름) 트래킹
6/25 : 카라콜 악산 하산
6/26 : 카라쿨에서 비슈케크로 이동.
6/27 : 비슈케크에서 휴식
6/28 : 비슈케크에서 오쉬(도시명) 이동.
6/29 : 오쉬 관광
6/30 : 오쉬에서 카라쿨(타지키스탄 호수)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