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 편지여행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5. 3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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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실습이 끝나고, 아이들의 노란 편지를 하나씩 읽었습니다. 노란 편지지에 쓰인 삐뚤삐뚤 아이들의 글씨체는 노란 병아리 마냥 삐악삐악 귀엽기만 합니다.

 

편지를 읽으며 아이들 얼굴 한명, 한명 떠오릅니다. 이제 이름만대면 특징까지 말할 수 있는데, 함께한 시간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저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지, 편지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례, 급식, 청소, 종례시간을 함께 한 선생님이 없을 것 같아 많이 아쉽다는 아이들의 편지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정도 많고 어리광도 많은 아이들이지만, 편지를 읽으면 성숙된 아이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글을 써서 인지, 이제 글만 읽어도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 수 있습니다. 문체부터 내용까지, 옛날 사람들이 왜 글로 인재를 뽑았는지 새삼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이름을 부르면 금방 대답을 하며, 품에 안길 아이들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이제 서로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되겠지만, 이별은 그 누구에게나 슬프게 다가오나 봅니다.

 

문득 학교 이름이 적힌 봉투를 발견하고, 며칠 간 함께했던 젊은 선생님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면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가르침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