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30. 아이스크림은 핥아야 제 맛.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11.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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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촉한 느낌이 좋았다. 눈앞에서 쉽게 부서지는 것에 대한 정복감이라 생각했다. 조금씩 줄어드는 너를 보고, 나는 안도했다.

 

  어렸을 때,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겠다고 할아버지가 계신 경로당에 자주 갔다. 화투를 치고 계신 할아버지는 몇 백원 정도를 내 손에 쥐어주고 나서야 다시 화투를 치셨다. 그래서 화투의 빨간색은 아이스크림의 비밀을 푸는 가장 흔한 열쇠였다.

 

  혀는 무차별적으로 그를 공격한다. 식은땀을 흘리는 그에게 혀는 얼굴을 쓰다듬으며 덥석 집어삼킨다. 신음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땡볕은 나를 신고한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핥아야 제 맛이라고 입맛을 삼킨다.

 

2013. 아이스크림이 가장 맛있어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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