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01. 철장 속 원숭이.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12.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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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장 속 원숭이는 생각한다. 무엇이 나를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만들었고, 왜 나는 이곳에서 무기력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야 되냐고.

 

  동물원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다. 이웃 다람쥐는 쳇바퀴를 돌리느라 바빴고, 뱀은 겨울을 맞아 잠들기 바빴다. 원숭이는 몸을 바닥 가까이에 대고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겨울이 오고, 봄이 오고, 반복하는 계절 속에서도 매번 철장 안에 있는 자신의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울상을 지었다.

 

  이번 손님은 유치원에서 온 단체 손님이다. 아이들은 귀엽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나는 또 다시 몸을 숙였다. 나도 아직은 가족 곁에서 재롱 피울 나이라 외치고 싶었다. 아이들이 던져주는 음식에 또르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인간과 동물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공간에 있다고 원숭이는 생각했다. 넓은 곳에서 활동하는 인간과 좁은 곳에서 생존을 위해 인간의 것을 탐내야만 하는 동물들의 삶을 비교하며 원숭이는 하루를 마감한다.

 

2014. 미안하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