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03. 꼬치요리.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12.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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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전통음식인 샤슬릭이 숯불 위에 익어간다. 딸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치들을 숯불 위에 올린다. 아버지는 타오르는 숯불에 물을 붓곤 힘차게 부채질을 한다.

 

  맛있는 샤슬릭을 먹으려면, 숯불이 아닌 연기로 익혀야 한다. 연기가 생고기에 스며들면, 좀 더 식감과 냄새가 좋을 거다. 그래서 부채질을 한다. 연기가 좀 더 피어올라야 굵은 고기 덩어리가 익기 때문이다.

 

  딸에게는 생고기가 꽂힌 꼬치는 장난감이었다. 엄마가 꽂아놓은 생고기들을 숯불 위에 올리고, 좌우로 살짝 굴리는 재미에 딸은 눈으로 식감을 즐긴다.

 

  기침까지 하며 꼬치를 굽는 아저씨를 보니, 손님인 내가 괜히 미안해진다. 일부는 아저씨를 장사꾼이라 했고, 일부는 꼬치를 굽는 장인이라 했다. 나는 후자의 편에서 아저씨를 바라보고 싶었다. 층을 쌓는 연기 사이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2013. 내가 좋아하는 샤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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