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 옥상이라는 곳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6. 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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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담배를 피자며, 저를 옥상으로 데리고 갑니다. 오랜만에 올라간 곳. 싸늘한 바람만이 부는 그곳에서 시간을 잠시 보냈습니다.

 

평소 밑에서 내려다 본 학교 도서관은 높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 그리고 약간의 계단을 거쳐 올라간 옥상에서 내려다 본 지상은 너무나도 멀어 보입니다. 한참을 내려다보니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최근 계속 중가하고 있는 청소년 자살 사건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어린 아이들은 난간을 붙잡으면서 떨어졌다고 합니다. 10층 높이에서도 땅은 아득히 멀어보이는데, 하물며 더 높은 층은 말하면 뭐하겠습니까.

 

인간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11m를 훌쩍 넘은 곳에서 친구와 또는 부모님과의 다퉜던 기억보다는 두려움과 싸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혼자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옥상을 쉬지 않고 뱅글뱅글 돌다가 결국 뛰어내렸을 것입니다.

 

성인인 제가 봐도 두려운 높이인데, 아이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아마 높이의 두려움보다는 폭력이, 왕따가 더 두려웠을 것입니다.

 

친구와 대화를 마치고 내려가는 길, 그 길이 누구에게는 삶을 포기하는 길이 아니기를 기원해봅니다. 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한 불쌍한 아이들. 영혼이라도 존재한다면 꽉 안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