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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군밤 / 오창화

 

혼자 구워 먹으려고

화로에 묻은

알밤

펑 펑

펑 펑 펑

다 들켰다

 


<당선소감>

 

나의 글이 아이들 마음 속에서 읽히기를

 

눈송이마다 발이 달려 제자리를 향해 날아 내린다. 바람은 나무의 머리채를 잡고 어딘가 막 달려가자고 한다.


아이들과 글쓰기를 하며 들로 산으로 개울로 운동장으로 나가 놀던 날들이 눈송이처럼 날린다.


동시 쓰는 일이 아이들의 마음을 갖는 것이지만 이미 커 버린 내가 쓰기는 쉽지 않았다. 얼마 동안인가 아이들과 같이 놀며 책을 읽고 또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은 아이들의 꽁지를 따라다녔다.


서로 닮는다는 말처럼 아이들을 닮아간다. 아이들처럼 웃고 아이들처럼 울고. 아이들아 고맙다.


나의 글이 아이들 마음속에서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밖에는 눈이 내린다.


온 세상이 흰 여백으로 남았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시를 쓰도록 채근하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시의 길을 다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경북 영양

영양여고 졸업

 

<심사평>

 


아이와 어른의 감성 넘나드는 솜씨 감탄

 

처음 먹어 보는 열매 같은 동시를 입에 쏘옥 넣어 주는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응모작을 읽었다총 835편의 응모작 중 예심을 거친 100여 편의 동시를 읽으며 당선작을 가려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끝까지 남은 작품은 `'과 `도마그리고 오향(본명:오창화)의 `군밤'이었다세 작품 모두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는 좋은 작품이었으나 오랜 시작의 흔적이 엿보이고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군밤'을 당선작으로 올리는 데 의견을 모았다무엇보다 오향의 작품들 편편 속에는 시인의 따스한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7행의 짧고 귀여운 동시이지만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넘나들며 폭넓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재미와 유의미라는 두 가지를 놓치지 않고 있다또한 `군밤'은 독자가 공감각으로 동시와 만나게 하는 작품이다.

 

심사 박두순이화주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