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 털어놓은 비밀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6. 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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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친구들을 불러 옥상에서 작은 파티를 했습니다. 아침부터 인터넷으로 주문한 고기에 칼집을 내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느라 저의 손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꼭 대접해 주고 싶었습니다.

 

학교 앞 롯데마트에서 술을 비롯해 파티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불판은 서서히 익어갑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이 불판으로 스며들어갔나 봅니다.

 

지글거리는 고기에 친구들을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높이 듭니다. 요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맛에 대한 찬사가 최고의 칭찬일 것입니다. 저도 친구들의 칭찬에 어깨가 들썩거립니다.

 

약간의 술잔이 오가고, 지금껏 함께 대학교를 다닌 친구에게 제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세종대왕이라고 대답하는 친구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얼마 후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게 되었다고 비밀을 털어 놓았습니다.

 

지금까지 친구들에게 시원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는데, 오늘만큼은 제 속마음을 거울 보듯 비춘 것 같습니다. 아쉽다고 하면서도 축하인사를 빼먹지 않는 친구들.

 

아마 제가 떠나있는 그 시간 속에서도 친구들의 웃음은 망부석이 되어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술잔에 별빛이 풍덩 빠집니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건, 손때 묻은 제 추억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