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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에 유명한 분식점이 있습니다. 오직 간장쫄면 줄여서 간쫄이라는 메뉴 하나만으로 승부를 거는 곳입니다. 영주에서 태어나 쭉 자라왔기 때문에 이곳 명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영주가 고향한 한 임산부가 이곳 쫄면을 먹고 싶다하여 남편이 이곳까지 와서 간쫄을 사서 갔다는 얘기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이곳뿐만 아니라 영주의 다른 곳에서 파는 간쫄을 자주 사먹었습니다.

 

  영주에 오랜만에 온 누나들이 너무 먹고 싶다 해서 온가족이 간쫄을 먹으러 갔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는데, 간쫄을 시키면 간장에 쫄면만 묻어 나온다는 겁니다. 당연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고추장통이 늘 자리에 있어 간쫄에 고추장을 뿌려 비벼먹는 게 원래 간쫄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고추장통은 보이질 않고, 간쫄과 매콤한쫄면을 선택하라는 식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다시 나갈 순 없단 생각에 간쫄 두 개와 매콤한 쫄면 두 개를 시켰습니다. 가족단위의 손님인데 매콤한 쫄면 두 개만 우선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다섯인데 수저는 딱 4개만 주는 바람에 당황했습니다. 너무 맵게 느껴지는 매콤한쫄면은 예전의 간쫄과는 너무 다른 맛이었습니다.

 

  뒤늦게 나타난 간쫄의 경우, 신기한 맛이었습니다. 결국 소량의 쫄면만 섭취하고 우리 가족은 분석집 밖을 나섰습니다. 오래전 맛을 기대하던 누나들은 기분이 상했는지, 다음에 다시는 오지 않을거라며 투덜거립니다.

 

  음식점 하시는 분이 그 맛을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맛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에게 그 맛조차 대접하지 못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