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 가족여행 Ⅱ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8.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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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강아지들은 자기들을 놓고 간다며, 끙끙 앓고 있지만, 오늘은 가족여행을 위해 조금 멀리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의 안전 운전을 위한 기사로 제가 자청했습니다. 네비게이션에 울진을 맞춰놓고 꽤 오랜 시간 이동했습니다. 꼬불꼬불한 길 때문에 정신없기도 했지만, 산을 여러 번 넘는 길에는 여름 향기가 그윽합니다.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바다가 보입니다. 갈매기 울음소리 보다 바다를 보며 소리치는 가족의 환호성이 쩌렁쩌렁 합니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바닷물에 발을 담굽니다. 간지럽기도 하고, 시원한 파도의 장난에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벌옷을 챙기지 않아 아쉬워하는 가족들은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근처 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싱싱한 물고기가 첨벙이며, 손님을 맞습니다. 쫄깃한 오징어회도 맛있고, 함께 나온 회들도 살살 녹습니다.

 

  회로 허기를 달랜 우리 가족이 향한 곳은 성류굴입니다. 아주 어릴 때, 그러니깐 제가 어머니 품안에서 한참 재롱을 피울 무렵, 갔다 왔다는 그곳을 25년이 넘은 지금 다시 찾았습니다. 구멍이 좁은 굴 이곳저곳을 다니다보니, 시원함 보다는 긴장감이 더 컸습니다.

 

  구경을 다하고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이런 동굴이 군부대에 있다면, 아마 큰 훈련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운전하는 저를 제외한 모든 식구가 자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흐믓한 미소사이로 오랜만에 맞는 가족의 여행이야기가 저물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