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당선작>

 

  걸어가는 신호등 / 류병숙

 

누나 손잡고

막대사탕 빨며

학교 가는 서준이


건널목 건너며

사탕 든 손 치켜든다


- 야, 막대사탕 신호등이다

버스도 서고

자동차도 서고


달콤한 아침이다.




  <당선소감>


   "4년만에 당선 행복 즐겨 … 내안의 아이와 시로 소통"


  당선자 발표일이 2018년 12월 중순쯤이라 했다. 이번에도 행운은 나만 비켜 가는가 하던 참에 당선 전화를 받았다. 4년 동안 기다려 왔기에 이 파란 순간을 아끼며 즐기고 싶다. 12월마다 행복하지 않았기에. 

  내 안에는 작은 아이가 사는데, 시를 쓸 때 그와 눈 맞추며 써야 할 말, 가려야 할 말에 대해 협상한다. 늘 해온 것처럼 내일도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들판으로 나가리라. 어딘가 숨어 있을 시의 눈을 찾고, 그 눈으로 또 조심스럽게 싹을 틔울 것이다. 

  이화주, 이창건 심사위원님, 엄격한 채찍을 드신 박두순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미래동시 회원님들, 목요 글벗님들, k친구 정말 고맙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내 시의 샘물 라완이에게도 사랑을 보내며.


  ● 경북 상주 生.

  ● 전 초등학교 교사.


 

  <심사평>


  "아이가 쓴듯 동심의 본질에 충실 순진무구함 느껴져"


  최종심에 오른 `눈 내리는 날(김영주)'은 메시지를 전하는 유연함과 서정성을 높이 샀으나 함축성이 부족했다. `담벼락(박미영)'은 점층적으로 시를 이끌어 가는 힘은 좋았으나 메시지를 너무 노출했다. `풍선과 해님(임성규)'은 시적 대상을 의인화한 것이 좋았으나 어린이가 빠진 결점 아닌 결점이 아쉬웠다. 

  `걸어가는 신호등(류병숙)'은 어린이가 쓴 시 같다. 동심의 본질에 충실히 접근한 생활동시다. 등교하는 어린이와 건널목의 상황을 단순 명쾌하게 포착한 그 순진무구함이 마음을 움직였다. `달콤한 아침'을 맞은 행복한 동시다. 어린이를 행복하게 하는 일도 동시의 임무다. 기분 좋은 아침을 미각적 이미지로 그려낸 수작이다. 




심사위원 : 이창건, 이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