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걸어가는 신호등 / 류병숙
<당선작>
걸어가는 신호등 / 류병숙
누나 손잡고
막대사탕 빨며
학교 가는 서준이
건널목 건너며
사탕 든 손 치켜든다
- 야, 막대사탕 신호등이다
버스도 서고
자동차도 서고
달콤한 아침이다.
<당선소감>
"4년만에 당선 행복 즐겨 … 내안의 아이와 시로 소통"
당선자 발표일이 2018년 12월 중순쯤이라 했다. 이번에도 행운은 나만 비켜 가는가 하던 참에 당선 전화를 받았다. 4년 동안 기다려 왔기에 이 파란 순간을 아끼며 즐기고 싶다. 12월마다 행복하지 않았기에.
내 안에는 작은 아이가 사는데, 시를 쓸 때 그와 눈 맞추며 써야 할 말, 가려야 할 말에 대해 협상한다. 늘 해온 것처럼 내일도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들판으로 나가리라. 어딘가 숨어 있을 시의 눈을 찾고, 그 눈으로 또 조심스럽게 싹을 틔울 것이다.
이화주, 이창건 심사위원님, 엄격한 채찍을 드신 박두순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미래동시 회원님들, 목요 글벗님들, k친구 정말 고맙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내 시의 샘물 라완이에게도 사랑을 보내며.
● 전 초등학교 교사.
<심사평>
"아이가 쓴듯 동심의 본질에 충실 순진무구함 느껴져"
최종심에 오른 `눈 내리는 날(김영주)'은 메시지를 전하는 유연함과 서정성을 높이 샀으나 함축성이 부족했다. `담벼락(박미영)'은 점층적으로 시를 이끌어 가는 힘은 좋았으나 메시지를 너무 노출했다. `풍선과 해님(임성규)'은 시적 대상을 의인화한 것이 좋았으나 어린이가 빠진 결점 아닌 결점이 아쉬웠다.
`걸어가는 신호등(류병숙)'은 어린이가 쓴 시 같다. 동심의 본질에 충실히 접근한 생활동시다. 등교하는 어린이와 건널목의 상황을 단순 명쾌하게 포착한 그 순진무구함이 마음을 움직였다. `달콤한 아침'을 맞은 행복한 동시다. 어린이를 행복하게 하는 일도 동시의 임무다. 기분 좋은 아침을 미각적 이미지로 그려낸 수작이다.
심사위원 : 이창건, 이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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