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 외국에서 맞는 두 번째 생일.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9. 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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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외국에서 생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작년은 캄보디아 스와일리엥이라는 곳에서 해외봉사를 하며, 생일을 맞이했는데 그 때의 일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뭔가 수상했습니다. 함께 봉사 온 단원들 몇 명은 아프기도 했고, 괜히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습니다. 제가 눈치가 빨라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습니다. 저녁 늦게 공연 준비하다가 갑자기 쓰려진 K군. 그리고 바로 봉고차가 대기하고 떠나가는 모습.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 그리고 갑자기 켜진 불, 나타난 케이크. 모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몰래카메라의 전형적인 유형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때의 감동은 잔잔하게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오늘, 키르기스스탄에서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이곳에 같이 있는 어느 누구도 제가 오늘 생일이란 사실을 모릅니다. 제가 나타나서 말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친한 대학 후배에게 전화해서 수다 좀 떨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배가 현지에 계신 선생님께 제 생일을 말하는 바람에 밤 11시가 넘어서야 케이크를 마트에서 사서 돌아왔습니다. 목사님, 선생님, 저 이렇게 세 명이서 조촐하게 진행된 생일파티. 특별히 목사님께서 큰 소리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 주셨습니다. 이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라, 꺼지지 않는 기억 저편에 잠시 기록해 놓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