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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독도 / 김덕남

 

한 방울 핏물 튕겨 뿌리박은 그대 모습


격랑激浪을 가로 막고 응시하는 눈빛이여


붉은 해 홰치는 자리


팔을 걷고 섰는가



열원熱願은 바위 녹여 바닷물도 식혀내고


동백꽃 봄불 태워 소지燒紙하는 기도 앞에


내 조국 아리는 사랑


그 소리를 듣는다




  <당선소감>


   "조국의 수호신 독도가 만들어준 언어의 성찬"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한국해양대와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주관하여 독도를 탐방한 적이 있습니다. 어둑 새벽 수평선 너머로 붉은 기운이 독도 사이로 뻗쳐올 때 합장한 손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실습선인 한바다호가 독도를 수차례 선회하는 동안 산모가 용트림 끝에 아기를 분만하듯이 하늘과 바다가 서로 부비면서 놀라운 힘으로 장관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부서져 흩어지는 석류알처럼, 선계의 조명을 받은 보석왕관처럼 독도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독도와 내가 마주하는 순간, 바위 속으로부터 한국인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환영(幻影)이 어른거렸습니다. 격랑의 세월 속에 우뚝 서 있는 저 의연한 모습,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 앞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그때부터 독도는 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마 독도 사랑이 이런 좋은 결과를 예비한 것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직 덜 익은 작품을 응모하여 두려움이 앞섰는데 당선의 소식을 받고 보니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며, 더욱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항상 지금과 같은 초심으로 자신을 담금질하겠습니다.

  제게 문학의 마중물 되어주신 부산대 평생교육원 이광수 교수님, 현재를 뛰어넘도록 지도를 아끼지 않으시는 전일희 회장님, 부산대 글벗들, 수정시조동인들과도 기쁨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질곡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그 한 권의 책을 함축하여 한 편의 시로, 그 한 편의 시에 다시 가락을 얹고 절제와 여백을 더하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촌철살인의 기가 느껴지고 단칼에 벨 수 있는 한 수의 격을 가진 율을 지으면서 그리움을 뿜어내고 싶습니다.



  ● 1950년 경북 경주 출생.
  ● 제13회 공무원 문예대전 입상(2010).
  ● 전 부산대·한국해양대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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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평>


  "민족의 아픔을 함축미와 언어감각으로 잘 표현"


  시조를 업(業)으로 삼을 이를 가려 뽑아야 하는 게 신춘문예다. 한 작품이 두드러졌다 해서 역량이 탁월하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여러 편을 제출하게 한 것이리라.

  일단 3편 이상 투고한 작품들의 수준이 고른가에 따라 선별 원칙을 정했다.

  1차 마중물(필명) 김덕남 이영혜 이영신 김범열 송영일 김희동 제 씨의 작품들이 우선 손에 잡혔다. 다시, 이들의 작품 중에 수작을 가리는 일도 결코 쉽지 않았다. 신춘을 알리는 신호음처럼 언어감각이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고 2차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봄의 역사' '감자꽃' '희망' '깃 펴는 백목련' '그 여자의 강' '독도' '꿈꾸는 겨울나무' 7편을 선택하였다. 다음으로 언어의 함축미에 무게를 두기로 하였다. 언어의 함축미는 시조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긴 시조들은 언어의 함축미라는 점에서 약점을 갖게 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독도'를 누를 작품이 없었다. 이 작품은 독도를 통해 민족의 시대적 아픔이 잘 묻어나도록 했다.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함축미와 언어감각 또한 참신함을 보여주었다. 당선자는 분발하여 훌륭한 시조시인이 되시기를 빈다.


심사위원 : 전치탁, 임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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