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웹진 『시인광장』 제 10회 신인상 당선작] 말의 뼈 외 4편 / 이하(李下)
말의 뼈 / 이하(李下) 1.어둔 숲. 외진 길에서 눈에 반짝거리는인광燐光을 보았다 기척 없이 바닥위에 떠있다잠 든뼈 하나를 얻었다 말의 퇴적으로 오랜 풍화를 견디며 단단해진,활자의 바다 심해를 꼬리치던, 작은 뼈에는넝쿨처럼 촘촘한 핏줄이 붉게 감싸고 있었다 무덤 자취를 털어내고부러진 뼈대를 가만히 들여 보았다 뼈에 숨은, 말이 있었다 행간의 뒤를 밟던 질주의 눈에 쫓겨, 든미로의 숲을 벗어나지 못한 말이거나풍경의 여백을 채우던 모음이거나어둔 하늘을 날다, 비명에 얼개가 무너져 내려앉은 것인지잔가지에 매달려 있던 낙과의 상흔을 삼키고고요로 기운 침묵으로, 숨 멎어가는말의 뼈가 분명했다 서늘한 음각의 문양을 품은, 인장印章의 편린片鱗이나오래 쓰다 버려진 말의 흔적이희미하게 남아 있었지만소란을 걷어내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