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4. 13. 키를 재다.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4.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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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 키보다 훨씬 큰 하늘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키를 잰다.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숨어버리거나

움츠러드는 하늘,

나를 닮았다.

 

내가 하늘 가까이에 가는 일은

매우 드물거나 힘든 일이다.

 

사회는 법과 질서로 억압하고,

가족은 미래를 두둔하며 억압한다.

 

시간이 지나,

하늘과 맞닿으려는 소녀를 만났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며,

꿈을 이루는 소녀를

나는 한참 바라봤다.

 

이제는

손가락으로 푸른 하늘을

찔러보는 이십대 후반.

 

푸른 하늘을

둥글게 바라보며.

하늘의 키를 재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2012. 02. 03. 카자흐스탄 알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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