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동양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까치밥 / 이상태
까치밥 / 이상태 새로 이사한 3층 우리 아파트 창 밖에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서먹서먹해하던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키가 꼭 우리 아파트 높이만큼 큰 감나무는 마치 나를 위로하듯 들여다보고 있었다. 시골집 감나무를 여기서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이런 곳에 감나무 심을 생각을 하다니, 아파트 조경을 한 사람이 참 따뜻한 사람이겠구나 생각했다. 자세히 보니 감나무는 벌써 조롱조롱 새끼들을 달고 있었다. 나는 창을 열고 감나무 우듬지며 감잎들을 어루만져보았다. 감나무는 저도 반갑다는 듯 친숙한 냄새로 나를 감싸 주었다.나는 감나무가 유달리 정겹다. 아마도 어렸을 때 감나무와 친하게 지냈기 때문일 것이다. 시골집에는 구석마다 감나무가 서 있었다. 아버지께서 손수 접붙이고 가꾸신 나무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