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설중매(雪中梅) -도산서원에서 / 성국희
설중매(雪中梅) -도산서원에서 / 성국희 어디서 시작되었나 저 깊은 설렘은, 어린 별과 손 맞잡고 귓속말로 건너왔나 선생의 잠든 붓 깨워 소리 없이 오는 새벽 때 이른 조바심을 수없이 비워내고 맨몸으로 일어나 찬 서리를 껴안으면 어느새 깊어진 향기 닫힌 문이 열린다 눈꽃, 그 하얀 무게 차라리 눈이 부셔 꼿꼿한 말씀 하나 안과 밖 경계를 넘자 행간 속 도산십이곡, 물소리가 차갑다 "군말 줄일 줄 아는 절제미 본받고싶어" 겨울나무가 되어 섰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앙상한 가지마다 눈꽃이 피었습니다. 이 하얀 무게, 차라리 눈이 부십니다. 지금 제 키는 한뼘 더 작아지고, 외려 뿌리가 한뼘 아래로 자랐습니다. 햇살을 읽고, 바람을 만나고, 비에 흠뻑 젖던 지난 하루하루가 감사할 뿐입니다. 뿌리 깊은 우리 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