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당선작] 다른 나라에서 - 전민석
다른 나라에서 / 전민석 스물여덟이 되던 해, 어깨부상이 낫지 않아 야구를 포기한 나는 뉴질랜드로 떠난다. 뉴질랜드에는 연인이 유학 중이므로 그녀의 집에서 머물 예정이다. 2년 전, 내가 재활훈련에 매진하던 시기에 그녀는 뉴질랜드로 떠나면서 내게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니 지금 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난색하며 말했다. 결혼을 할 수도,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 평생을 함께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우리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재수가 늘 좋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녀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지만 한발 물러섰다. 그녀는 뉴질랜드에 꼭 오라고 했다. 나는 가겠다고 했고, 그녀는 약속을 요구했다. 혼인신고보다는 나은 ..